국제
'영국 외교부 역사상 최초' 여성 무슬림 재외공관장 탄생
입력 2023-03-26 11:17  | 수정 2023-06-24 12:05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이슬람 종교
인종·성차별 겪는 이들에게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무슬림 여성이 재외공관장에 임명됐습니다.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푸지아 유니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오늘(26일) 영국 및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그동안 파키스탄 주재 영국 고등판무관실에서 홍보 담당 책임자로 일해 온 유니스가 최근 인사에서 캐나다 토론토 주재 총영사로 영전했습니다.


매체들은 "영국에서 무슬림 여성이 재외공관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토론토는 캐나다 제1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로서 그곳을 관할하는 총영사의 권위는 상당합니다.

유니스는 영국 버밍엄에서 파키스탄인 이민자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파키스탄은 1947년 독립할 때까지 인도와 더불어 오랫동안 영국 식민 지배를 받아, 영국에는 수많은 파키스탄계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리시 수낵 현 영국 총리 역시 비록 종교는 이슬람교가 아닌 힌두교이지만, 파키스탄계 후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니스는 버밍엄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각각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해 외교부에 들어간 뒤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약 3년 전부터 파키스탄 주재 영국 고등판무관실에서 일했습니다.

유니스는 토론토 주재 총영사 내정 소식을 듣고 직장에 면접을 보러 갈 때 새벽 4시에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신 아버지, 그리고 대학생이던 18살 때 늦은 시간인데도 귀가하는 나를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려주신 어머니께 이 영광을 바친다”며 특히 어머니가 오늘의 나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게 한스럽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유니스를 포함해 네 자녀를 성공적으로 교육한 그의 어머니는 얼마 전 코로나19로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편견, 인종차별, 남녀 차별 등에 시달리는 어린 소녀들을 향해 결코 주눅 들지 말자.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영국과 영국 국민들을 대표해 봉사할 것”이라며 그를 통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각오도 밝혔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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