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기자M] "우리 그냥 결혼하게 해주세요"
입력 2023-03-24 19:00  | 수정 2023-03-24 19:51
【 기자 】
경제뉴스를 쉽고, 재밌게, 그리고 알차게 전해 드립니다. 경제기자M, 최은미입니다.

오늘 키워드는 "우리 그냥 결혼하게 해주세요" 입니다.

봄바람 솔솔 불어오면서청첩장 하나 둘 받고 계시죠?

코로나19 시대 누구보다 힘들었던 사람들이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입니다.

수시로 달라지는 거리두기 방침 때문에 청첩장을 돌렸다 취소하고, 다시 돌렸다 취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요.

코로나에서 벗어난 지금, 그동안 미뤄뒀던 결혼식 제대로 치러보려는 예비부부들이 적지 않은데, 또 다른 고충이 생겼다고 합니다.

뭘까요? 현장으로 가봤습니다.

------(VCR)

직장인 A씨, 오는 11월 결혼하려고 작년부터 식장을 알아봤지만, 원하는 요일과 시간을 예약하지 못했습니다.


1년 전부터 대부분의 결혼식장 예약이 차있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예비신랑
- "결혼준비를 시작한 지가 좀 됐는데도 불구하고 식장을 알아보려고 했을 때는, 명절 KTX 예약하듯이 빠르게 빠르게 (자리가) 채워지는 경향이 있다 보니까, 미리 준비를 해도 원하는 시간을 잡기가 쉽지 않은…."

결혼도 출산도 미루는 현실에 결혼식장 구하기가 어렵다니 이해가 되질 않아, 직접 결혼식장에 연락해봤습니다.

예약을 위한 상담 시간을 잡는 것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A 결혼식장 관계자
- "3월은 마감이 된 상태고요. 4월 9일 일요일 3시로 가능하십니다."

▶ 인터뷰(☎) : B 결혼식장 관계자
- "저희 상담은 4월 첫째 주까지 마감됐고요. 셋째 주 15일 16일이 가장 빠르게 보실 수 있는데…."

어렵게 방문상담을 예약한 결혼식장에 찾아가봤습니다.

▶ 인터뷰 : C 결혼식장 관계자
- "현재 10월 달 토요일 점심 마감됐고요. 11월도 마감됐습니다. 12월도, (내년) 1월도 사실상 지금 거의 마감되는 추세라서…."

▶ 인터뷰 : D 결혼식장 관계자
- "(내년) 3월까지는 점심 타임 거의 마감됐고요."

갑자기 결혼 건수가 늘어난 걸까.

통계청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2012년 32만 7천 건이던 결혼 건수는 지난해 19만 2천 건으로 10년 새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통계 작성이래 최저치입니다.
    
 결혼 건수 감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결혼식장이 문을 닫다 보니, 결혼식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겁니다.

여기다 5만 원 축의금이 무색할 정도로 오른 식대도 예비부부에겐 큰 부담입니다.

▶ 인터뷰 : 김유리 / 웨딩플래너
- "코로나 이전에는 4만~5만 원 식대로 가능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6만~8만 원 정도로 진행이 가능하고요. 특1급 호텔 같은 경우 15만 원에서 20만 원에 가깝게 식대가 많이 오른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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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결혼식장, 얼마나 문을 닫은 걸까요.

코로나19가 없었던 2018년 1,030곳이었던 전국 예식장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750곳으로 줄었습니다.

4년 새 30%, 300곳 가까이 사라진 셈입니다.

한정된 예식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예식비는 치솟고 있습니다.

일반 예식장도 기본 6만 원에 서울 강남권 예식장은 8만 원을 웃돌고, 특급호텔은 20만 원을 넘어갑니다.

덩달아 하객들의 축의금 고민도 큰데요.

한 업체가 대학생과 구직자, 직장인 등 1,17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는 5만 원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65.1%로 가장 많았습니다.

거의 매일 연락하는 친한 지인이라면 10만 원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20만 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요, 호텔 결혼식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식대가 비싸니 더 많이 내야 한다, 받은 만큼만 내면 된다?

이것도 조사해봤는데요. 축의금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물었더니 고급 호텔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호텔 결혼식이라고 축의금 더 낼 필요 없다는 것인데, 신랑신부 생각은 어떨 지 궁금하네요.

지금까지 경제기자M 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전범수 기자, 이준우 VJ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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