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앞에 두고 허공만…'매의 눈' 경찰, 치매 노인 구했다

실종 신고 접수되자 바로 할머니 떠올려
천천히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도 잊지 않아

경찰들의 눈썰미로 실종된 치매 노인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입니다.

지난 21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대구 서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 한 노인이 홀로 앉아 있습니다.

주문한 국밥이 나왔는데 마스크도 벗지 않고 허공만 응시하고 있습니다.

사진 = 경찰청 유튜브

식당 직원들은 가만히 있는 노인에게 수저를 챙겨주고 마스크를 벗겨주기도 합니다.

같은 시간, 대구 경찰관 4명은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나가면서 홀로 멍하니 앉아 있는 노인을 유심히 봤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식사를 마치고 나갔던 경찰관들이 다시 식당을 찾았습니다. 경찰관들은 홀로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OOO 어르신 맞으시냐. 가족이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치매로 길을 잃은 어르신을 찾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인상착의가 이 노인과 동일했던 겁니다.

사진 = 경찰청 유튜브

경찰들은 곧바로 식당으로 출동했고, 노인의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경찰들은 할머니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배고파서 밥 좀 먹으러 왔다"고 대답하자, 가족을 부르는 동안 천천히 식사하시라며 식당 밖으로 나가 보호자를 기다렸습니다.

이후 할머니의 가족들이 식당에 도착했고, 가족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누리꾼들은 "경찰관들이 인상착의를 잘 기억해서 금방 어르신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나도, 내 부모도 늙어서 언젠가는 저렇게 될 수도 있는데 챙겨 주시는 식당 사장님, 잊지 않고 돌아와서 찾아주신 경찰 분들 감사하다", "세심하게 마음 쓰는 게 다 느껴진다", "가족들이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을까. 정말 감사하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올라온 지 이틀 만에 조회수 130만을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