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아이들이 '조금만 달라' 해서 생긴일"
"고기국에 고기 없고, 면류는 불어서 다 끊어져 나와"
"고기국에 고기 없고, 면류는 불어서 다 끊어져 나와"
대전 서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학교는 자율배식대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21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한 제보자는 대전 서구의 A초등학교 개학 이후 2주간 촬영한 식판 사진을 보내며 부실 급식을 고발했습니다.
6학년 자녀를 둔 제보자는 "제 아이는 편식이 심하지도, 입맛이 까다롭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하교 후 늘 '배고프다', '급식이 맛이 없어 먹을 게 없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근 아이가 찍어온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튀김은 속 내용물보다 튀김옷이 더 두껍고, 부침은 오래되어 말라 있거나 기름에 너무 많이 젖어있어서 먹을 수 없었다. 감자탕이나 갈비탕, 소고기국은 고기가 거의 없는 상태로 나오고, 우동 같은 면류는 젓가락으로 들지 못할 정도로 불어 다 끊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거지입니까. 아무리 무상급식이라고 해도, 이렇게 성의 없게 만들고, 배식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A학교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같은 내용의 민원이 제기돼 어제 긴급회의를 했고 오늘부터 자율배식대를 마련해 양이 부족한 아이들은 밥과 국, 김치에 있어서는 마음껏 더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양교사와 조리원 교육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 학교에서 공개한 하이클래스 급식 사진과 B씨가 공개한 같은 날 식판 사진을 비교해 보면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초등학생들의 양을 고려해 적게 배식했다고 해도 사진 속 급식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B씨는 타 학교 급식도 같은 상황인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 맘카페 등에 사진을 올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문의했습니다. 그랬더니 한결같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B씨는 "'1년만 참으면 되니까', '영양사나 조리원들도 힘드니까' 하면서 그냥 참아볼까도 생각했는데, 아이가 하는 말이 '후배들이라도 맛있는 밥을 먹게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어른으로서 너무 부끄러워 제보하게 됐다"며 "화려하고 푸짐한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점심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성의 있는 식사를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에 대해 A초등학교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같은 내용의 민원이 제기되어 어제 긴급회의를 했고, 오늘부터 자율배식대를 마련해 양이 부족한 아이들은 밥과 국, 김치에 있어서는 마음껏 더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그 동안은 코로나로 인해 2019년 이후 자율배식대를 없앴으나 이제 코로나 위험이 많이 사라져 자율배식대를 다시 마련키로 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대부분 '조금만 주세요'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처음에 조금씩 주고,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었는데, 일부 아이들은 더 달라고 하는 것이 어려워 그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영양교사와 조리원 교육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