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자 잃은 할머니 경찰 출석…불처벌 탄원서 수천 장
입력 2023-03-20 19:00  | 수정 2023-03-20 19:39
【 앵커멘트 】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지난해 12월 강원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기억하시죠.
12살 손자를 잃고 경찰에 입건된 60대 할머니가 오늘 첫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가족들은 국과수의 부실조사로 할머니가 누명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속도를 늦추던 남색 SUV 차량이 갑자기 앞차를 들이받더니 흰 연기를 뿜으며 질주합니다.

속도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운전자인 할머니는 함께 탄 손자 걱정뿐입니다.

"이게 안 돼, 도현아, 도현아."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사고 차량은 쭉 뻗은 도로 600m를 30초간 달려 중앙분리대를 뛰어넘고 이곳으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12살 손자가 숨지면서 운전자 할머니는 피의자 신분이 됐고 오늘 첫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날 전국에서 보내온 처벌불원 탄원서 7천200여 부와 '어머니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아들의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 인터뷰 : 고 이도현 군 아버지
- "어머니는 죄가 없음을 저희는 확신하고요. 어머니가 앞으로 평생 안고 가셔야 할 그 죄책감을 오늘 조사 이후로 좀 덜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사에 앞서 가족들은 사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차량이 600m를 질주하는 동안 엔진 분당 회전수는 5,500까지 올랐지만 속도는 시속 110km로 고정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방추돌 경고가 울렸지만 긴급 제동장치는 작동되지 않은 점도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차량 정밀 감식에서는 차체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과속 중 운전자가 기어를 중립에서 드라이브로 바꿨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운전자 측은 드라이브에서 중립으로 바꾸려 했는데 레버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하종선 / 변호사
- "(국과수가) 궁색한 변명을 찾으려고 그렇게 분석한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머님의 기억과 차량 주행상태를 녹음한 블랙박스 영상과도 배치되는 것이라…. "

가족들은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경찰과 국과수는 수사를 끝낸 뒤 관련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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