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측근 잘 관리하시라”
책임 미루기 섭섭함 느낀 듯
책임 미루기 섭섭함 느낀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 씨가 유서에서 이 대표 측근을 거론하며 인간성을 길러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3일) 동아일보는 전 씨의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노트 6쪽 분량의 유서 중 한 장은 ‘이재명 대표님께라는 제목으로 작성됐으며, 유서 마지막 부분 주변 측근을 잘 관리하시라”, 측근들의 인간성을 길러 달라”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 등에서 이 대표 측근 그룹이 책임을 전 씨에게 미뤄 그가 섭섭함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FC 구단주를 지냈던 지난 2014~2017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푸른위례 등에서 100억 원이 넘는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했다고 판단해 133억 5,000여만 원을 제3자 뇌물공여 액수로 특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 행정기획국장(4급)을 맡고 있던 전 씨가 성남시와 네이버 사이의 후원금 협상서 양쪽 의사를 전달하고 조율해 2년간 40억 원을 받는 방안을 성사시켰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12월 전 씨를 이 대표와 공범으로 엮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기소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전 씨는 또 저는 기본과 원칙에 맞게 일을 처리했습니다. 억울하게 연루된 걸 이 대표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라며 업무 처리의 정당성과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유서에는 ‘가족에게 ‘형제에게 ‘모두에게 등의 제목을 달아 개인적인 심경 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유족이 유서 공개를 거부한 터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전 씨는 지난 9일 오후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족 뜻에 따라 검찰이 경찰의 부검영장을 기각해 전 씨의 발인은 예정대로 11일 오전 진행됐습니다.
이 대표는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며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이냐”며 검찰을 향한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전 씨의 사망을 연결고리로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사퇴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