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반어법·문학적 표현 왜곡해 애국 글이 친일로 변해"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옹호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을 써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영환 충북지사가 공무원 노조 등의 반발에 일일 명예도지사를 맡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1일 충남도에 따르면, 16일로 예정된 충남, 충북 지사 교환 근무 계획이 충북도 측 사정에 따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래 김영환 지사는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북도청에서 각각 하루 동안 명예도지사로 일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영환 지사가 SNS를 통해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통 큰 결단'으로 옹호하는 취지로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글을 올리자 공무원 노조 등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충남도 공무원노조는 '친일파가 되겠다는 사람이 충남 일일 도지사가 돼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친일파' 논란이 일자 김영환 충북지사는 11일 "문맥은 보지 않고 '차라리 친일파가 되겠다'는 한 문장을 따로 떼어 논점을 흐리고 저를 친일파로 만들어버리는 분들께 이의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참으로 기가 막힌 논점절취의 오류이고 제 글과 인격에 대한 모욕”이라며 "'정쟁과 진영논리 앞에서 우리의 이성이 이렇게 굴복해도 되는가 하는 절망감이 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생 시를 쓰고 모국어를 사랑해 온 저의 이런 반어법이나 문학적 표현조차 왜곡해 애국의 글이 친일로 순식간에 변해 버리는 이 기막힌 화학 변화를 그저 바라봐야 하는가 하는 탄식이 저절로 새어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