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전 차관 또 집행유예…"여전히 송구스럽다"

지난 2021년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2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전 차관은 피해 택시기사에게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한 데 증거인멸 교사의 고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아 증거인멸 교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에 불복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 한기수 남우현 부장판사)는 이 전 차관이 동영상 삭제를 요청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허위진술까지 요청한 점, 이 전 차관이 법률 지식이 해박한 점을 고려하면 증거인멸 교사 의도가 있었을 거라 판단된다며 원심을 받아들였습니다.

또 폭행 장면의 목격자가 없는상황에서 피해자가 동영상을 숨기고 허위로 진술했다면 이 전 차관에 대한 형에 영향을 미쳤을 점을 고려하면 일련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형이 너무 적다며 제기한 불복 역시 "(현재까지) 양형 조건의 변화가 없다, 1심 판결이 합리적 수준을 벗어나지 않으면 원심 존중이 타당하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라며 기각했습니다.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내사 종결해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직 서초경찰서 경찰관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전 차관은 재판이 끝난 뒤 택시기사에게 할 말을 묻는 취재진에게 "여전히 송구스럽다"면서도, 변호인단과 상의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박은채 기자 icecre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