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기자M] 슬픈 100m 박스 줄 / 여전히 내가 아빠? / 경찰학교도 학폭 논란
입력 2023-03-07 19:00  | 수정 2023-03-07 19:51
【 기자 】
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들에 대해 살펴보는 사회기자M 정태웅, 한범수입니다.

1. 슬픈 100m 박스줄

[한범수]
박스가 100m 늘여 있는데, 왜 슬프죠?

[정태웅]
네, 영상으로 한번 보시죠.

[한범수]
이런 장면이군요. 바로 이해됩니다. 어디죠, 여기가?

[정태웅]
종로 탑골공원 앞입니다. 점심시간마다 무료로 제공되는 소중한 도시락 한 끼 챙기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오는 겁니다.

▶ 인터뷰 : 배급 대기 노인
- "(아침) 6시면 여기 50명이 나와 있어. 이게 넘버야. 27번. 50번까지만 매기고, 나머지는 그냥 자유석."

[한범수]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인가 보죠? 번호도 적혀 있네요. 저렇게 박스로 자리를 맡아놓나 봐요?

[정태웅]
네, 새벽부터 맡아 놓는 분들도 계시는데, 줄이 족히 100m는 돼 보였고요.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박스 주인들이 하나 둘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배급 대기 노인
- "아침 6시에 나와서 기다리는 거예요. (박스 놓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지, 시간 되면 와서 타는 거지."

[정태웅]
오르는 물가 탓일까요. 끝을 모르는 줄에 자리다툼도 발생한다고 하네요.

▶ 인터뷰 : 김지연 / 무료급식소 책임자
- "열두 시 정도에 나눠 드려요. 맛있게 드시고 기뻐하시는 거 보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죠. 더 많이 못 드려서 아쉽죠."

[한범수]
매일 새로 줄을 서야 하는 거죠? 아니면 박스 한 번 깔고 고정석처럼 쓰나요?

[정태웅]
당일 배급이 끝나면 박스들은 다 치워지고, 또다시 내일 새로운 줄 경쟁이 시작되는 거죠.

[한범수]
어려운 분들 식사 제공하는 거 좋습니다. 한편으로는 한 끼 받기 위해 구름 같이 모여드는 저 줄이 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2. 여전히 내가 아빠?

[정태웅]
갑자기 왜 이런 말이 나오죠?

[한범수]
먼저 사건 하나 언급해 보죠. 아내는 내연남 아이를 낳다가 죽었고, 내연남은 도망가 버리고, 산부인과는 어쨌든 법적으로 아기 아버지는 남편 아니냐며 왜 안 데려가느냐고 고발하고…. 이 사건 아시나요?

[정태웅]
하도 기가 막힌 사건이어서 기억하죠.

▶ 인터뷰(☎) : 남편 A 씨
- "정신적으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까 도저히 회사에서 일하지 못할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3월 말 부로 그만두기로…."

[한범수]
그런데 남편에게 적용된 영아유기죄, 다행히 무혐의로 결론 내려졌습니다. 법전에 쓰여 있는 대로 처벌할 일이 아니라고 경찰이 판단한 겁니다.

[정태웅]
상식대로 됐네요. 나름 좋은 결말 내려진 거 아닌가 싶은데, 아까 나온 키워드가 신경 쓰이거든요. ‘여전히 내가 아빠?라고 했죠?

[한범수]
맞습니다. 남편분, 당장 형사처벌을 면했을 뿐, 말 그대로 ‘여전히 아빠인 상태입니다. 도망간 내연남이 자신의 아기라고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남편 A 씨
- "(내연남이 아내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았고,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전혀 책임을 안 지고 그냥…."

[정태웅]
내연남이라는 사람, 뻔뻔하네요. 이게 누구 때문에 벌어진 일인가요. 결자해지해야죠.

[한범수]
그렇죠. 경찰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던 남편, 이번에는 판사를 찾아가게 됐습니다. 친자가 아님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 인터뷰(☎) : 남편 A 씨
- "(내연남) 본인이 산부인과를 같이 다니고, 같이 낳자”라는 얘기를 했다는 증인들의 진술이 있고요. 같이 산부인과를 다녔다”는 산부인과 (관계자) 증언도 있고요."

[한범수]
그런데 재판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단 자신의 아이로 출생 신고해서, 아기가 법적으로 존재하게 만들어 놔야 판사가 친자가 아닌지를 따져볼 거 아니에요. 그런데 남편이 그렇게 하질 않았다는 겁니다.

[정태웅]
아이를 보고 싶지 않았겠죠. 남편 마음이 이해됩니다. 아무쪼록 남편분, 남은 자녀들과 함께 다시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바랍니다.


3. 경찰학교도 학폭 논란

[정태웅]
하다 못 해 경찰학교에서도 학교 폭력 일어나는군요.

[한범수]
실망스러운 일이죠. 경찰대는 아니고요. 중앙경찰학교에서 의혹이 일었습니다.

[정태웅]
중앙경찰학교면 순경 공채 합격한 예비 경찰이 들어가는 곳이죠?

[한범수]
맞습니다. 충북 충주에 있습니다. 의혹이 일어난 건 지난 3일 올라온 관련 커뮤니티 게시글 때문이었습니다.

[정태웅]
폭로 글이었나 보죠? 피해자 본인이나 목격자가 온라인 활용해서 폭로하기도 하잖아요.

[한범수]
네, 피해자로 추정되는인물이 올렸습니다. 나이 많은 동료한테 강의실에서 조리돌림 당했다,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나이 어린 동료는 강의 도중 정체를 모르겠는 액체를 본인 목 부위에 부었는데,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정태웅]
학교 측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설마 그냥 방치한 건 아니겠죠?

[한범수]
논란이 일고 나서 조치에 나섰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가해자들을 교칙에 따라 징계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중앙경찰학교 관계자
- "피해자가 말하는 내용도 진위가 아직 확인이 다 안 됐고, 상대방이 한 행동이 (학교 폭력이) 맞는지, 그런 걸 조사하려면 며칠 걸리거든요."

[한범수]
이런 걸 가스라이팅이라고 해야 할까요? 집단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 오히려 자신을 책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성격을 바꿔버리고 싶다, 이런 식으로 표현했거든요.

[정태웅]
아니죠. 학폭의 책임은 분명히 가해자에게 있습니다. 학교 측에서 그냥 넘어가지 않도록 사회적인 감시가 계속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사회기자M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고지훈, 박찬규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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