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이면 아파트 창문마다 태극기가 휘날리던 풍경, 이젠 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 상당수가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태극기 게양대를 따로 설치하지 않습니다.
학교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태극기 게양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던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모(26) 씨는 "초등학생 때 태극기를 공동구매로 산 적이 있다. 태권도장에서 국경일에는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서 그랬던 기억이 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사본 기억이 없고, 사실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는 생각조차 잘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태극기를 살 수 있는 판매처를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됐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프랜차이즈 문구점을 운영하는 40대 김 모 씨는 "과거에는 태극기를 팔았지만, 물건을 뺀 지 꽤 됐다"며 "일 년에 한두 개 나갈까 말까 하니 아예 들이질 않는다"고 손을 내저었습니다.
그나마 태극기를 사는 주된 고객층은 일반 시민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이거나 집회·시위 때 되파는 길거리 판매상들입니다.
집마다 볼 수 있는 태극기는 많이 사라졌지만 대형 태극기 만들기, 태극기 달기 운동 등을 펼치는 곳도 있습니다.
태극기 의미를 담은 머릿돌 / 사진=송파구
서울 송파구는 내일(1일) 오전 10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55m 국기 게양대에 대형 태극기를 올리고, 주민들과 함께 기념행사를 열어 독립정신을 기릴 예정입니다.
게양대 앞에는 태극기 의미를 담은 머릿돌이 설치되고, 머릿돌에는 태극기의 의미를 기리는 글 '태극기'가 새겨졌습니다.
그제(26일) 진행된 대형 태극기 만들기 행사 / 사진=안동시
독립운동의 성지 경북 안동시에서는 해마다 열렸던 삼일절 만세재현 행사가 4년 만에 열립니다.
안동시는 오늘(28일) 오후 4시 30분 안동시청 마당에 설치된 '안동지역 독립운동기념석'에서 출발해 안동교회를 거쳐 웅부공원까지 행진하는 '삼일절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가집니다.
앞서 안동시는 그제(26일)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행사에 사용할 대형 태극기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대형 태극기에는 300여 명의 남녀노소 시민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소원과 삼일절을 맞는 각오와 의미를 적기도 했습니다.
태극기 / 사진=연합뉴스
충남 논산시는 순국선열들의 위업을 기리고 나라사랑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캠페인을 마련했습니다.
시는 관내 주요 도로 및 청사 등에 게양된 태극기를 점검하고 15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새 태극기를 배부하는 등 행사 시 국민의례 절차가 정확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상세 설명서를 전달했습니다.
또한 올바른 태극기 게양 및 관리 방법에 관한 홍보를 실시하고 관내 전광판, 마을방송,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할 방침입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andeul03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