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 문화가산책] 신간을 만나다…<김미경의 마흔 수업> 외
입력 2023-02-27 14:51  | 수정 2023-02-27 17:48
김미경의 마흔 수업 [사진=어웨이크북스]
김미경의 마흔 수업


대기업과 금융권에서 올해 만 40세가 된 1982년생을 희망 퇴직 대상자에 포함시킨다는 소식이 들리며 40대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40대는 10~20대 시절 IMF 외환위기로 부모가 실직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대학에 진학해 '취업용 스펙'을 쌓기 시작한 첫 세대입니다.

책 <김미경의 마흔 수업>은 대한민국 자기계발 멘토이자 국내 160만 명의 온라인 구독자를 보유한 김미경 MKTV 크리에이터 대표가 <김미경의 리부트> 이후 3년 만에 출간하는 단독 저서입니다.

저자는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마흔이 되도록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40대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성장 매뉴얼을 전달합니다.


우선, 아이들에게만 투자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투자하며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매달 돈 나오는 구조'를 만들기 시작할 것을 당부합니다. 특히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직장을 다니면서 그러한 준비를 했을 때가 성공 확률이 크다고 말합니다.

40대에 비교하는 마음이 들어 불안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내는 상처가 더 아픈 만큼, 누군가가 함부로 나를 비교한다거나 스스로 비교하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이 한 일을 노트에 쓰고 외워 자신을 단단히 지켜낼 수 있다는 방법도 전수합니다.

모든 세대를 위한 조언도 곳곳에 담았습니다. 저자는 인생의 선택인 결혼과 관련해 인생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택하면 꼭 대가를 치른다며, '나 대신 돈을 벌어다 줄 사람'을 찾으면 정말 무능한 사람을 만나거나 사기당하기 십상이라 말합니다.

이어 마음이 취약할 때 중요한 결정을 하기 어렵다며, 혼자일 때도 당당하고 행복해야 둘이 있을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긴즈버그의 마지막 대화

긴즈버그의 마지막 대화 [사진=이온서가]

지난 2020년 세상을 떠난 '판사들의 판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대화록이 출간됐습니다.

긴즈버그는 언론과 세상의 칭송을 극구 마다하는 성격으로 자서전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 긴즈버그와 25년간 교류했던 법조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학자이며 미국 국립헌법센터 수장인 제프리 로젠이 그와 나눴던 대화들을 13가지 주제로 정리했습니다.

책의 앞 부분에서는 '성평등'이라는 단어조차없던 시절, '젠더'라는 단어를 최초로 공식적으로 쓰기 시작한 긴즈버그가 맡았던 숱한 획기적인 사건들을 논하며, 역대 두 번째 미국 여성 연방대법관이던 긴즈버그의 동등한 결혼생활이 서술되었습니다.

책 중반부와 후반부에는 헌법에 대한 해석과 대법원의 의미 등이 담겼습니다. 미국 대법원에서 어떤 식으로 회의가 이뤄지고, 의견 작성이 배정되며, 어떻게 토론하고 대립하는지 내밀한 과정이 책 속에 그대로 묘사되었습니다.

반대편인 보수파의 리더로 여겨지는 스캘리아 대법관과 가장 깊은 우정을 나누었던 긴즈버그의 생각을 담은 부분도 책의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서로를 깊이 존중할 수 있었던 이유와 배경을 담은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 사회에도 던지는 메시지가 큽니다.

최인훈은 이렇게 말했다

최인훈은 이렇게 말했다 [사진=창해]

한국전쟁 전후 국내 최대 작가인 최인훈과 40년을 함께 지낸 제자 김기우 소설가가 최인훈의 말과 예술 철학을 담은 책을 발간했습니다.

저자인 김기우 제자는 최인훈 스승이 소설 창작과 희곡 창작 이외에도 예술 철학과 문학론 등을 깊게 사유해왔지만, 연구자들은 그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며 최인훈 생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해설합니다.

저자는 스승 최인훈을 만난 날이면 꼭 일기를 남겼습니다. 때문에 책 속에 김기우의 논문을 읽은 뒤 최인훈이 밑줄 치고 보완을 지시한 부분 등이 자세히 서술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문인 최인훈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지은이 김기우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소설가로 등단했으며, 동국대 석사, 한림대 현대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학과 문화기관에서 강의하고 글쓰기를 지도하는 중입니다.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 [사진=김영사]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떠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CEO로 활동한 지난 9년간의 세월과 경험을 정리하고 새로운 10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제안하는 책을 냈습니다.

존 리 전 대표는 책 집필 이유와 관련해 "이렇게 물러서기보다는 오히려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잘못된 편견, 경직된 문화와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엇보다 9년 동안 몸과 마음을 바쳤던 나의 노력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또, 쏟아진 후속 보도로 인해 내부에서 가해진 억측성 압력을 겪었으며 9년 동안 몸담은 메리츠자산운용에서 쫓겨나야 했고 자진사퇴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존 리는 자신이 월가에서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코리아 펀드'를 어떻게 성공시켰는지, 또 국내 자산운용사의 CEO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어 우리나라의 성장을 가로막고 기업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상명하복의 권위적인 문화, 서열 중시의 수직적인 문화, 항상 남과 비교하는 문화, 질문하지 않는 문화라고 지적하며, 자신이 CEO로 있던 회사의 체질부터 개선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교육제도가 바뀌면 한국 사회의 큰 문제인 저출산과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점수 경쟁을 없애야 한다"고도 주장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도 안정적인 직장 선호 대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케이팝의 시간

케이팝의 시간 [사진=지노]

한국 가요의 역사가 아닌, 케이팝 그 자체에 집중하며 전체 흐름을 풀어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저자 태양비는 케이팝 웹소설 작가이자 케이팝 저널리스트로, 케이팝을 잘 알지 못하는 독자를 위해 케이팝의 정의와 기원부터 주요 인물 등을 책에 담아냈습니다.

저자는 케이팝 1세대는 1990년대 H.O.T., 2세대는 2000년대의 빅뱅이며, 3세대는 2010년대의 방탄소년단을 꼽을 수 있고 모두 새로운 '사조'의 시작이 된 그룹이라고 말합니다.

각각의 큰 흐름이 되는 '사조'는 시스템주의와 아티스트(뮤지션)주의, 커뮤니티주의와 아이콘주의로 표현됩니다. 저자는 빅뱅과 동방신기는 같은 시기에 활동했지만 동방신기는 시스템주의 아이돌의 완성형, 빅뱅은 뮤지션주의 창시자라고도 구별합니다.

이어 저자는 각 기획사별 트렌드를 구별해 설명하는가 하면, 한류 열풍의 주역 중 한 명인 싸이도 과거 버클리 음대 출신 작곡가 지망생이었으며, 록밴드 '넥스트'의 리더 신해철과 작업을 하며 '록사운드'라는 자신의 무기를 얻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풀어냅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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