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한 한국인 30대 남성이 뺑소니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사망사고 현장을 목격 후 통역을 도우려던 현지인을 체포했다가 풀어줘 공권력 집행의 적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1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밀레니오와 지역방송 텔레디아리오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밤중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토레온 시내 중심가에서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걷던 A씨는 크리스토발 콜론 도로를 건너던 중 빠른 속도로 주행 중인 차량에 치였습니다.
해당 차량은 그대로 현장에서 벗어나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사고 이후 아무런 구호 조처 없이 떠난 승용차 운전자에 대해 추적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영사를 보내 필요한 현장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 목격자이자 A씨 일행의 스페인어 통역을 도우려던 현지 멕시코 청년이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되면서 인권 침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구치소로 옮겨진 그는 벌금을 내고서야 풀려난 겁니다.
에마누엘 아스필쿠에타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한인들이 스페인어에 익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통역 등을 도우려 했지만, 경찰관이 고압적인 어투와 함께 자기 몸을 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경찰의 자의적 체포에 따른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공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현지 TV 방송에 출연해 "사고 직전 인근에서 친구와 함께 야식을 먹다가 (A씨 등에게) 차량 호출 앱 사용법을 알려줬다"면서 "(뺑소니 사고 직후) 경찰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현장에 가까이 가려다 제지받았다"고 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대체로 경찰을 성토하는 비난 여론이 형성됐지만, 토레스 수사당국은 "경찰의 판단은 적법했다"고 적극적으로 항변했습니다.
세사르 페랄레스 토레온 경찰청장은 "(그가) 현장 보호를 위한 경찰 통제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경계선을 넘으려 한 것으로 안다"며 "(구금은) 긴급 상황 프로토콜에 따른 절차로서, 누구의 인권도 침해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스필쿠에타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andeul03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