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몇 년 됐냐" 질문도
여전히 여성 청년들이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적인 발언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경기도 청년여성 중소기업 취업실태 및 과제' 연구 보고서 작성을 위해 만 19~24세 11명, 만 25~29세 11명, 만 30~34세 10명 등 총 32명을 대상으로 초점 집단면접을 실시했습니다.
심층 면접 조사 결과, 청년 여성들은 면접 과정에서 매우 빈번하게 성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보서비스업에 재직 중인 A씨는 "면접이 질문 형식이라기 보다는 저희한테 궁금한 걸 물어보는 식이었다"며 "갑자기 물어보니 저희는 많이 당황한 상태였는데, '그러면 회사에 대해서 말해주겠다'라고 얘기를 늘어놓다가 갑자기 '살찐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 이런 식의 발언을 하면서 '여기에 살이 잡히면 여자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도소매업에 재직 중인 B씨의 경우, 세무회계 분야 총무 업무에 지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B씨는 '못 생겨도 뚱뚱해도 괜찮다, 전화만 잘 받으면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B씨는 "저한테 '노래 잘하게 생겼다, 노래 어떻게 하냐' 이런 것도 물어보고 자기는 '못 생겨도 뚱뚱해도 괜찮다, 전화만 잘 받으면 된다' 이 얘기를 하더라. 그러면서 '바깥에 여직원 봐라, 뚱뚱해도 뽑았지 않냐'는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면접에서 '남자친구 유무', '결혼 계획', '출산 및 육아 계획' 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운수·창고업에 재직 중인 C씨는 "(면접 때) 원장님이 엄청 꼬치꼬치 결혼을 할 건지, 아이를 낳을 건지, 남자친구가 있는지, 몇 년 만났는지, 어디 사는지 이렇게 얘기를 했고, 저는 첫 만남에서 그렇게 물어보는 것 자체가 되게 불쾌했다", 제조업에 종사 중인 D씨는 "저에 대한 능력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냥 '애는 누가 봐 주냐?', '애 아플 때는 어떻게 할 거냐?' 이런 것만 중점적으로 면접을 봤다"고 전했습니다.
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채용면접 과정에서 직접적인 성차별과 성희롱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채용면접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 또는 기관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면접을 다소 비구조화 된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