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윤미향 미안해"…죄 없단 말인가?
입력 2023-02-16 19:55  | 수정 2023-02-16 20:01
'마법과 결탁했다는 법적인 증거가 필요하네.'
'판사님이 법정인데 무슨 증거가 필요합니까.'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692년 청교도가 지배하는 메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방탕한 행동을 목사에게 들킨 소녀들이 겹겹의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평범했던 마을 사람들이 마녀로 몰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죠.

마녀사냥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뜬금없이 마녀사냥 참회록이 돌고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모은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이 1심 판결에서 일부 횡령만 인정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자 야권에서 일제히 '미안하다 윤미향'이라며 사과 릴레이를 하고 있거든요.

4선의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마녀사냥하듯 한 검찰 수사가 얼마나 무리했나"라고 앞서 이재명 대표는 "검찰과 가짜 뉴스에 당하는 저조차 의심했으니 인생을 통째로 부정당하고 악마가 된 그는 얼마나 억울했을지 미안하다"고 썼습니다.

윤미향 의원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게 아닙니다. 그런데 왜 이들은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에는 침묵하는 걸까요. 여고생들이 용돈을 쪼개고 시민들이 빠듯한 지갑을 털어 건넨 성금을 1,700만 원이나 빼돌려 썼는데도 말입니다.

설마 '큰돈을 훔친 줄 알았는데 그보단 적구나. 비난해 미안해'라는 걸까요. 정말 윤미향 의원은 무고한 마녀사냥의 희생자였을까요.


안 그래도 곽상도 전 의원의 이른바 '50억 클럽' 판결을 보며 800원을 횡령했다고 17년 일한 회사에서 해고된 버스 기사는 얼마나 억울할까 싶었는데 이젠 뭐라고 할까요.

참 해고된 버스 기사에게 법원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회사의 기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점 등이었습니다.

국회의원님들 뭐 느껴지는 게 없으십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윤미향 미안해"…죄 없단 말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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