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 운영 계정으로 추정"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틱톡' 계정이 신설됐습니다. 최근 평양에 거주하고 있다는 북한 유튜버 '유미'의 영상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었는데, 이번엔 틱톡에서도 북한 일상이 공유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숏품 플랫폼 '틱톡'에 '북한에서의삶'을 뜻하는 'northkoreanlife'라는 이름의 계정이 생성됐습니다.
지난 10일 처음 게시한 영상은 17초짜리 분량으로 '평양역 기차는 1980년대에 소련이 기부했다'는 설명과 함께 평양역 내부 모습이 담겼습니다. 기차에서 내리고 타려는 사람들로 붐비는데,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반팔을 입은 것으로 보아 여름에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영상은 올라온 지 6일 만에 조회수 40만 회가 넘었습니다.
무려 1,900만 회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북한의 아침 거리 모습입니다. 계정 사용자는 자신이 매일 아침마다 걷고 있다며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들을 찍었습니다.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가 적힌 거대한 비석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아름다운 북한 사람들"이라며 어른의 손을 잡고 가는 아이의 밝은 미소를 보여주는가 하면, "평양의 야경은 최고다"라며 차가 달리는 도로와 불이 켜진 건물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교통 표지판에는 '멈춤'이나 'STOP'이 아닌 '섯'이라는 말이 쓰여있습니다.
"북한 휴대폰에는 많은 비디오 게임이 있다"며 직접 게임을 하는 영상을 찍기도 했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차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아우디, 메르세데스, 현대 등등 많은 차가 있다"면서 도로 위에 지나다니는 해당 차종을 보여줍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해당 계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2014년 탈북해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은 RFA를 통해 틱톡에 북한 일상이 담긴 영상이 올라가는 건 처음이라며 북한의 내부 사정이 어렵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북한 정부가 선전용으로 운영하는 계정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해당 계정이 북한 내부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해도 계정에 올라가는 영상들은 북한 정부의 검열을 거쳐야 온라인에 게재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유튜브에는 '유미', '송아' 등 북한 유튜버들이 등장해 아이스크림을 먹는 일상 생활을 보여주거나,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거나, '해리포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히는 등 북한의 일상이 담긴 콘텐츠가 올라온 바 있습니다.
흔히 떠올리는 궁핍하고 피폐한 북한 주민들의 삶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문가들은 북한 고위층 주도로 고안된 체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