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4월 9일 취임할 일본은행(BOJ)의 새로운 총재로 경제학자인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기용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하면 경제학자 출신으로는 전후 첫 사례가 됩니다.
10일 교도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4월 8일 임기가 만료되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후임으로 우에다 전 위원을 지명하는 방향으로 의향을 굳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내정 소식이 알려진 뒤 현지 취재진에 "현재의 일본은행 정책은 적절하며, 금융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판단을 논리적으로 하고, 설명은 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도쿄대 이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정책 연구자로 모교인 도쿄대에서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1998년 4월부터 2005년 4월까지는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의 총재가 되면 전후 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가 됩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과 재무성(옛 대장성) 이외 인사로는 1969년까지 총재로 일한 우사미 마코토 씨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현지언론은 우에다 전 심의위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저명한 경제학자인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외국 중앙은행, 시장 관계자와 원활한 대화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에서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을 이론적으로 설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일본은행이 2000년 제로 금리 정책의 전환을 추진할 때 반대표를 던졌으나, 2002년에는 일본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를 제시하고 금융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견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본 정부는 신임 총재와 부총재 2명에 대한 인사안을 이르면 14일께 의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일본은행 총재는 중·참의원의 동의를 거쳐 임명됩니다.
한편 당초 일본 정부는 새 총재로 구로다 총재의 측근인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본인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