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올겨울 알프스엔 눈 대신 선인장 '무성'…스키장도 애 먹어
입력 2023-02-11 16:09  | 수정 2023-02-11 16:12
스위스 발레주의 선인장 / 사진=영국 일간 가디언 갈무리
지리학자 "스위스의 (기온 상승) 곡선, 북극만큼이나 가팔라"

겨울에 눈밭으로 뒤덮인 풍경이 익숙한 스위스 발레주의 알프스 지역에 최근 선인장이 무성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어제(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발레주 곳곳에서는 부채선인장이 증식하고 있습니다.

발레주 자연보호국의 생물학자 얀 트리포네스는 "일부 지역에서는 선인장이 식물 서식이 가능한 지표면의 3분의 1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도 추정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발레주뿐 아니라 인접한 티치노주, 그리종(그라우뷘덴)주 등 다른 스위스 알프스 지역과 발레다오스타주, 롬바르디아주 발텔리나 등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에서도 부채선인장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발레주 퓔리시가 작년 12월 말 선인장 근절 캠페인에 나서는 등 현지 당국은 부채선인장의 증식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협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알프스 지역의 기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눈 덮인 표면이 줄어들고 식생 서식 기간이 더 길어져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위스 알프스에서 인공 눈으로 만든 슬로프 / 사진=연합뉴스

특히 올겨울 알프스 스키장들은 눈이 없어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위스 기상청에 따르면 스위스의 해발 800m 미만의 강설 일수는 1970년 이후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또 최근 한 연구에서는 연중 눈이 알프스를 덮는 기간이 역대 평균보다 한 달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레주의 선인장 식생을 오랫동안 연구한 지리학자인 페터 올리버 바움가르트너는 "기후변화 보고서들을 보면 스위스의 (기온 상승) 곡선은 거의 북극만큼이나 가파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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