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北이 잘 준비한 연극"…CNN이 평한 브이로그 정체는?
입력 2023-02-06 08:46  | 수정 2023-05-07 09:05
놀이공원·헬스·불고기 먹방…'유미' 영상 조회수 4만회
"북 고위층 개입 선전 캠페인 추정"

북한 유튜버 '유미(YuMi)'의 영상이 조회 수 4만여 회를 기록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CNN은 '올리비아 나타샤-유미 스페이스 DPRK 데일리'라는 유튜브 채널에 6개월 전 올라온 한 평양 거주 여성 유미의 '어색한' 움직임을 조명했습니다.

영상에서 유미는 마치 브이로그(VLOG·개인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를 찍듯 '음료 상점'이라는 간판이 달린 가게에 들어가 냉동고를 살펴봅니다.

그러더니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집어 들고 "(포장지) 그림이 너무 귀엽다", "과자가 아주 맛있다" 등의 대사를 이어갑니다.

이 채널에는 유미가 놀이공원을 놀러 가거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불고기를 먹는 등 10여 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유튜브 채널 '샐리 파크스'에는 평양에 거주하는 11살 소녀 송아가 등장해 '북한 키즈 유튜버'로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송아는 영상에서 '해리포터'를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혔으며, 북한의 문수물놀이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 채널은 2만 구독자를 돌파했습니다.


CNN은 "이들 채널이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알린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 고위층 주도로 고안된 체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책이나 영화 등 해외 콘텐츠 접근도 금지돼 있어 유튜브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상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등 장소는 특정 계층만 사용할 수 있고, 실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큽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박성철 연구위원은 CNN에 "(이 영상은) 북한 정권에 의해 잘 준비된 연극 같다"며 "(북한 주민들의) 평범한 삶을 반영하는 영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평양이 '평범한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한다"며 "북한이 '친숙함'을 전략으로 삼아 유튜브와 중국 위챗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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