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커스M] 갈 길 먼 '동원이법'…"학교 옆 차량 겁나요"
입력 2023-02-03 19:01  | 수정 2023-02-03 20:30
【 앵커멘트 】
불과 두 달 전,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어린이가 치여 숨지는 일이 있었죠.
관련 법을 바꾸자며 국회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법안 통과는 아직 요원합니다.
곧 초등학교 개학인데 위험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이시열 기자가 전문가와 함께 동행취재했습니다.


【 기자 】
새 학기를 앞두고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오고 다니는 학교 후문으로 각종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쌩쌩 지나다닙니다.

좁은 통학로에 인도도 없는데 심지어 일방통행도 아닙니다.


▶ 인터뷰 : 이산 / 서울 이수초등학교 6학년
- "학원을 가다 골목에서 오토바이가 역주행을 해서 부딪힐 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시열 / 기자
- "여기는 아이들이 자주 오고가는 학교 앞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인도와 차도사이의 높낮이가 크지 않아 사고가 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학교 주변을 둘러본 전문가도 곳곳에 위험요소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허억 /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교수
- "이거는 과속방지턱이지 횡단보도가 아닙니다. 결국은 가다가 사고가 날 위험도 높고 사고가 나면 무단횡단 사고로 처리가 됩니다. 당연히 횡단보도가 있어야죠."

▶ 인터뷰 : 허억 /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교수
- "어린이 교통사고는 통행량과 비례합니다. 그만큼 차가 많으면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죠. "

실제로 2021년에 이 초등학교 주변 교통사고는 55건, 부상자는 66명으로 최근 사고가 있었던 서울 언북초등학교에 비해 2배 이상이나 됐습니다.

▶ 인터뷰 : 이윤주 / 방배 녹색어머니회 회장
- "음주운전 적발도 가끔 되고 아이들이 이륜차와 부딪히는 접촉 사고들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

학부모들은 지난해 12월 안전대책 마련을 구청 측에 요청했지만, 도로의 최소유효폭이 보장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당장 해결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건데, 국회에서 관련 법안인 이른바 '동원이법' 논의가 한창 진행되는 배경입니다.

고인의 이름을 딴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어린이 보호구역에 보도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

지난 2021년에만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523건의 사고가 나는 등 매해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그 래 픽 :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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