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이 현지시간 2일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p 인상하고, 내달에도 0.5%P 인상을 예고하면서 '빅스텝' 유지를 선언했습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정상화 속도를 완화했지만, ECB와 잉글랜드은행은 직전 회의 때 결정된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ECB는 내달부터 자산매입프로그램으로 사들인 채권 만기 시 원금의 전액 재투자를 중단하고, 6월 말까지 매달 150억 유로씩 축소한다는 계획입니다.
ECB는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2.5%와 3.25%로 0.5%P씩 올리기로 했습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기준금리는 중기물가목표치인 2%로 적기에 복귀하기 위해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이 될 때까지 꾸준한 속도로 상당한 수준 인상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한다"고 말했습니다.
ECB는 "물가상승 압박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위원회는 내달 예정된 다음 회의 때도 0.5%P 인상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차후 적절한 통화정책 경로는 다음 회의에서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 여러분은 다음 달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인지 묻겠지만, 그것은 거듭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갈 길이 멀다.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제한적 수준으로 유지하면 수요를 약화하고, 기대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상승할 위험을 방지해 시간이 지나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할 것이라고 ECB는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9월과 10월 주요 정책금리를 두 달 연속 통상적인 규모인 0.25%P의 3배인 0.75%P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ECB는 석 달 만에 다시 통상적인 규모의 2배를 올리는 '빅스텝'으로 복귀한 뒤 두 달 연속 인상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ECB는 지난해 7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빅스텝을 감행한 데 이어 지난해 9월과 10월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이후 빅스텝을 두 차례 연속 이어가면서 5회 연속 금리를 올렸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ECB의 이번 행보를 금리 정상화 기조를 예상보다 빠르게 종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지만, 3명의 통화정책위원은 적어도 5월에 한 차례 더 0.25%P나 0.5%P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박통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