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지난해 방영됐던 KBS 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낙마 장면에 동원됐던 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이 오늘(3일) 전해졌습니다.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에 따르면 KBS 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말 '까미' 학대 사건과 관련해 최근 연출자, 무술감독, 승마팀 담당자, KBS 한국방송 등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연출자와, 무술감독, 승마팀 담당자에게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힌 동물학대 혐의가 적용됐으며, KBS 측에는 동물보호법 제46조의 2에 따라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에 대해 행위자를 벌하는 것 이외에 그 법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부과한다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영상 = 동물자유연대 제공
앞서 지난해 1월 태종 이방원은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제가 됐던 장면은 7회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은퇴 경주마 '까미'가 낙마 촬영 장면에 동원됐는데, 태종 이방원 측은 까미를 쓰러뜨릴 때 까미의 뒷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습니다. 까미의 머리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며 심하게 고꾸라졌습니다.
촬영 후 5일 뒤 까미가 죽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동물학대를 규탄하는 내용의 KBS 시청자 청원은 물론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한 겁니다.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도 성명서를 내고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촬영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KBS는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는 사과문을 냈습니다. 또 논란이 된 회차에 대한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약 한 달 동안 결방했습니다.
한편, '까미'의 죽음과 동물학대 행위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해당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습니다.
카라 측은 "끝내 사망과 관련된 동물학대 혐의가 적용되지 않아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하게 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