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0년대 농구 은메달리스트 김영희, '거인병' 투병 끝에 별세
입력 2023-02-02 07:32  | 수정 2023-02-02 10:02
2021년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했던 김영희 씨 / 사진 = 근황올림픽 유튜브 캡처
향년 60세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김영희 씨가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영희 씨는 1963년생으로 키가 2m 넘는 센터입니다.

숭의여고를 나온 김영희 씨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1984년 LA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며 체육훈장 백마장, 맹호장 등을 받았습니다.

이후 실업농구 한국화장품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도중, '거인병'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말단비대증은 성장호르몬 과잉 분비로 인해 신체와 장기가 커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김영희 씨는 말단비대증으로 건강이 악화됐으며, 뇌종양과 저혈당 및 갑상선 질환, 장폐색 등 합병증으로도 오래 투병했습니다.

지난 2011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ET'S HAVE HOPE 2011 희망 농구 올스타전'에서 기부금 전달식에 참여한 김영희 씨 /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21년에는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습니다.

당시 김영희 씨는 "장기가 커지는 병이기 때문에 예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여 있었다. 너무 힘든 고비를 병원 안에서 넘겼다"며 2개월 동안 이뤄진 입원 치료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또 "후배 농구 선수 서장훈과 과거 대표팀에서 함께 운동했던 허재 감독이 응원차 돈을 보내줬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며 "너무나 커서 많은 사람에게 부담을 드리는 게 죄송하지만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병원비 등에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김 씨가 한 달에 체육 연금 70만 원으로 단칸방에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담겼는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김 씨에게 특별보조금 1,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가수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 회원들도 김 씨에게 상금 1,000만 원을 전달했는데, 이에 대해 김 씨는 "임영웅의 노래가 투병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WKBL 여자 프로농구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의 경기 시작에 앞서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고 있다 / 사진 = WKBL 제공


고인의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8시 30분 부천다니엘장례식장이며, 빈소는 별도로 차리지 않았습니다.

전날(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 경기 시작에 앞서서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묵념이 진행됐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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