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때문에 부부싸움 하다 빗자루로 남편 때려 숨지게 한 아내 징역 5년

생활비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다 빗자루 등으로 60대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50대 아내가 국민참여재판 끝에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박무영)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16일 오전 8시쯤 60대 남편 B씨를 부산 서구 대신동 주거지에서 빗자루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평소 시댁으로부터 받았던 모진 대우와 남편이 본인의 급여와 지출상황을 알리지 않는 것 등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A씨는 사건 전날 오후 9시쯤 "세제를 사게 돈을 달라"고 했으나 남편은 "친구에게 빌려줘 돈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화가 난 아내 A씨는 남편의 뺨을 한 차례 때렸고, 다음 날 오전 6시 30분까지 빗자루 등을 이용해 남편B씨의 머리, 얼굴, 가슴 등을 수차례 폭행했습니다.

이후 오전 10시쯤 아내 A씨는 "남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습니다.

부검 결과 남편 B씨는 코뼈 골절, 갈비뼈 골절 등 다발성 골절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씨의 몸에서는 타박상이 발견됐고, 현장분석 결과 거실과 빗자루에서도 B씨의 혈흔이 발견됐습니다.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졌습니다. 아내 A씨 측은 "남편이 직장도 없고 돈을 벌어오지 않아 다투다 뺨을 한 차례 때려 피가 났다. 이 외에 폭행은 하지 않았다. 사망에 이를 정도로 상해를 가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배심원 7명 모두 유죄를 평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B씨가 외상이 없는 상태에서 귀가했고, 사망 전까지 외출하지 않았다는 사실 등을 들어 유죄로 판단, 아내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망한 남편을 계속해서 비난하는 등 반성이나 후회의 감정 등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다만 형사처벌 전과가 없고 가족들이 선처를 원하고 있는 점, 우발적 범행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