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12시간 반 만인 오후 11시쯤 마무리됐습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조사는 이 대표가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아 오후 9시에 종료됐고 피의자 신문조서 기재 내용을 열람하는 절차까지 마쳤습니다.
오후 10시 50분쯤 취재진 앞에 선 이 대표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검찰답게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추가 소환을 위해 시간을 끌고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제시한 자료를 또 제시하는 행위야말로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는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가며 기다린 지지자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차에 올라 서초동을 벗어났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청래 수석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도 동행했습니다.
이 대표는 출석 전부터 검찰과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검찰은 최소 2번은 소환 조사를 해야 하고 오전 9시 30분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 측은 1회 조사와 오전 10시 반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이 대표는 예고대로 오전 10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고 검찰은 '지각 출석'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티타임 없이 오전 10시 30분부터 반부패수사1부가 조사를 시작했는데 약 1시간 반 동안 위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성남시 내부 기밀을 알려줬다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신문했습니다.
오후에는 반부패수사3부가 대장동 개발 사업의 배임과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도 양측은 조사 지연을 두고 마찰을 빚었습니다.
검찰이 100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해 이 대표를 상대로 질문을 던졌지만 이 대표는 "33쪽 분량의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한다"고만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반복적인 질의와 자료 제시, 의견에 대한 의견을 묻는 행위, 자료를 낭독하는 행위 등이 야간조사 제한 시간인 오후 9시까지 계속됐다"며 "이 대표 측의 잇따른 항의에도 검찰을 피의자의 인권을 짓밟는 행태를 벌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조사 지연 없이 신속히 진행했고 오히려 이 대표가 출석을 지연한 것"이라며 "장기간 진행된 비리 의혹으로 조사 범위와 분량이 상당히 많고, 최종 결재권자에게 보고되고 결재된 자료를 토대로 상세히 조사한 것"이라며 맞받아쳤습니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이 대표에게 2차 출석 조사를 요구할 계획인데, 이 대표가 응하지 않으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지나나 10일 조사 받은 성남FC 후원금 사건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와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전망입니다.
다만, 1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즉시 2월 임시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검찰은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신영빈 기자 welcom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