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판기로 '고래 고기' 파는 일본…"발악적인 판매 술책" 비난 거세
입력 2023-01-28 17:32  | 수정 2023-01-28 17:39
고래 고기 자판기 / 사진 = CNN 캡처
일본 도심에 고래 고기 자판기 등장
"5년 동안 100대까지 늘리겠다" 목표
국제 환경단체 "포경업계의 발악" 비판

현재 약 400만 대의 자판기를 보유하고 있는 자타공인 '자판기의 나라' 일본에서 최근 '고래 고기' 자판기까지 등장했습니다. 자판기 사장은 향후 5년 간 100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국제 사회의 시선은 따갑습니다.

최근 일본 요코하마의 한 매장에는 고래 고기 자판기가 설치됐습니다. 해당 지점을 비롯해 현재 일본에는 총 4대의 고래 고기 자판기가 있는데, 자판기를 통해 고래 회 뿐만 아니라 고래 스테이크, 고래 베이컨 등 냉동 고래 고기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1000엔에서 3000엔까지 형성돼 있습니다. 한화로는 9,500원에서 2만 9,000원 정도입니다.

자판기 가게 주인은 "포경에 반대하는 단체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어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팔지 않지만, 고래 고기를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판기 판매 실적 추이를 본 뒤 향후 5년 동안 100대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도 했습니다.

일본 현지 언론은 고래 고기 자판기에 대해 "전통적인 포경산업을 지키기 위함"이라며 "고유의 식문화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우선 국내 소비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고래잡이가 합법인 소수의 나라 중 한 곳입니다.

지난 2018년 고래 보호를 감독하는 국제기구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 포경'을 전면 금지하는 '플로리아노폴리스 선언'을 채택하자, 일본은 상업 포경을 계속하기 위해 IWC를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국제 사회 비판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는 포경 산업에 약 611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자판기까지 등장하는 등 고래의 상업적 이용이 계속되자 국제적 시선은 따갑습니다.

고래 보호단체 WDC 활동가 카트린 매티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고래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며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고래 고기 섭취를) 어떻게 전국적인 문화라고 부를 수 있나"라고 의구심을 표하는 등 국제 환경단체들은 쇠퇴해가는 포경업계가 고래 고기 소비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발악적인 판매 술책을 내놨다고 규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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