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베리아 한파에 세계 각지 피해 속출...아프가니스탄 158명 사망
입력 2023-01-28 14:29  | 수정 2023-01-28 14:40
폭설. /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영하 62도·중국 영하 53도·아프가니스탄 영하 28도 등 강추위
기록적 한파,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음의 북극 진동'과 '블로킹' 현상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고 있던 제트 기류가 지구 온난화로 느슨해지면서 동아시아 각지에서 기록적 한파가 나타나 대규모 인명 피해 등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동부 시베리아에 위치한 러시아 사하 공화국(Sakha Republic)의 수도 야쿠츠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 중 하나로, 원래 1월이 가장 추운 달이지만 평소보다 심한 비정상적 한파가 이어졌습니다.

CNN에 따르면, 지난 15일 러시아 야쿠츠크는 영하 50도까지 내려간 뒤, 또다시 영하 62.7로 내려가며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역시 1월 초 기온이 영하 28도까지 떨어져 주민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연중 이맘때 아프가니스탄의 전국 평균 기온은 0도에서 영상 5도 사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기온이 영하 28도까지 떨어졌습니다.


탈레반 정권 관계자에 따르면, 추운 날씨와 홍수, 화재 등으로 지난 10일부터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158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한파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초강력 한파가 몰려온 지난 25일 서울의 최저 기온은 전국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9번째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8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25일 서울 기온은 오전 2시에 영하 17.3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24일 제주도에는 대규모 결항 사태가 일어났고, 높은 파고에 풍랑특보가 내려지며 배편도 띄우지 못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본 열도에서도 같은 날(25일) 기록적 한파가 덮쳐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하고, 각지에서 열차와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홋카이도 리쿠베쓰(陸別)정은 이날 최저기온이 영하 26.9도, 삿포로는 영하 12.8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카야마현 마니와(眞庭)시는 이날 오전 8시까지 24시간 동안 93cm에 달하는 눈이 내렸습니다.

기록적 한파는 우리나라, 일본, 아프가니스탄,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전역도 강타했습니다.

중국은 최근 기온이 영하 53도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는데, 일부 지역은 강력한 한파로 가스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기록적 한파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얼음)이 줄어들면서 강한 '음의 북극진동'이 발생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극진동이란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 기류가 강약을 반복하는 것으로, 이것이 음수(-)일 때는 제트 기류가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우랄산맥과 베링해 부근 기압능에 가로막히는 '블로킹' 현상도 더해져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남하하는 북극의 찬 공기가 흘러들게 된 것입니다.

제트기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번보다 더 강한 추위도, 갑작스러운 고온 현상도 언제든 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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