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벤트'라며 기름 붓고 불지른 악마들…악몽 된 생일
입력 2023-01-27 15:30  | 수정 2023-04-27 16:05
가해자 4명, 피해자 결박하고 기름 부은 채 폭죽 터뜨려
신체 대부분에 심한 화상

생일날 집단 폭력으로 전신 화상을 입고 삶이 무너져 내린 피해자의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어제(2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는 집단 폭력으로 전신에 화상을 입게 된 A씨가 출연해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A씨는 3년 전 자신의 23번째 생일날 어머니를 도와 코인노래방 일을 돕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가해자 4명이 "너를 위해 생일 기념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A씨를 불러냈습니다. A씨는 거절했지만 가해자들이 노래방까지 찾아왔고, 이들은 밖으로 나온 A씨의 얼굴에 두건을 씌운 채 차를 끌고 안양천 인근 공터로 갔습니다.

가해자들은 차에서 내린 다음 의자에 A씨의 손과 발을 테이프로 묶었습니다. 이어 주위에 휘발유를 둘렀고 폭죽에 불을 붙였습니다. 가해자들은 그래놓고 "너무 위험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 이 말을 들었던 A씨는 "가해자들도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던 것"이라고 떠올렸습니다.


폭죽의 불은 삽시간에 휘발유로 옮겨붙었고 A씨의 몸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A씨는 "당시 가해자들은 시시덕거리면서 다른 사람이랑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은 동영상을 찍으면서 즐기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일로 얼굴과 목, 팔다리 등 A씨는 몸의 40%에 달하는 부위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 중 20%는 피부 전체가 손상된 3도 화상이었으며 병원비는 한 달 반 만에 4000만 원이 넘게 들었습니다.

그는 "드레싱하고 치료하는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워 수술실에서 비명을 지르고 울었다"며 "한번은 부모님한테 '이렇게 고통받으면서 치료하고 살아갈 바에는 그때 죽어버릴 걸 그랬어. 엄마, 미안해'라고 했다. 그 정도로 고통스러워서 해선 안될 말을 부모님한테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A씨 어머니는 "합의를 해도 집행유예, 안해도 집행유예라더라. 아들은 '얘네 감옥 보냈으면 좋겠어. 절대 용서하고 싶지 않아'라고 했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야 했다. 돈 1000만 원이라도 받아야 되는 입장이지 않나.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했는데 아들한테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가해자들은 실형을 피해 가해자 3명은 집행유예, 1명은 벌금 200만 원에 그쳤습니다.

A씨는 현재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후유장애 진단을 받은 A씨는 3년 전 화상의 기억으로 일상생활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