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공급 중단했으며 올해 봄호 발간 후 휴간"
2018년 성추행 폭로가 잇따랐던 고은 시인(90)이 아무런 사과 없이 5년 만에 등단 65주년 시집과 대담집을 발간하면서 문단 안팎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었습니다.실제, 책을 출간한 실천문학사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실천문학사는 사과의 뜻과 함께 시집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한룡 실천문학사 대표는 오늘(20일) 연합뉴스에 서면으로 입장을 밝히며 "이번 사태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출판사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지난 17일부터 시집 공급을 중단했으며 계간지 '실천문학'도 2023년 봄호까지 정상 발간한 뒤 휴간 기간을 갖겠다"고 썼습니다.
윤 대표는 "시집 간행 전 충분히 중지를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시집 출판을 결정한 점과 '실천문학' 2022년 겨울호에 게재된 '김성동 선생 추모 특집'(고은 시인의 추모시) 건에 대해 사전에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구효서 주간님과 편집자문위원들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실천문학사와 여러 인연을 맺은 이들에게도 죄송하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표는 고은 시인 시집 '무의 노래'를 출간한 데 대해 "그 배경에는 자연인이면 누구도 가지는 헌법적 기본권으로서의 출판의 자유와 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 사이의 태생적 인연이 있었다. 그러나 출판 의도와는 다르게 시집은 현재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적었습니다.
지난 2018년 전시가 중단된 고은 시인의 '만인의 방'/사진=연합뉴스
그는 또 '실천문학'에 대해서도 "좀 더 정체성 있고 발전적인 체제를 위해 심사숙고한 다음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봄호에는 개선책을 면밀하게 검토해 발표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고은 시인은 지난 2018년 최영미 시인이 성추행 의혹을 공론화하며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그는 최 시인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은 시인이 최근 실천문학사에서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함께 펴내면서 '사과 없는 문단 복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던 바 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am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