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치원 일 말하면 지옥 간다고 했다"…아이 말에 학대 정황 드러나
입력 2023-01-19 09:53  | 수정 2023-01-19 10:09
'어린이'/사진=연합뉴스
경찰, 아동 5명 신체적·정서적 학대한 혐의로 수사
교육청 승인 없이 '유치원' 명칭 쓰고, 미신고 통학버스 운영도
교육청 인가 없이 '유치원'이란 명칭을 쓰며 운영한 인천 소재의 한 숲놀이 시설에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오늘(19일) 아동복지법 위반과 여객운수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인천 모 숲놀이 시설 원장 A씨와 직원 2명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께 인천시 중구 한 숲놀이 시설에서 4~7세 아동 5명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습니다.

아이로부터 "유치원에서 있던 일을 말하면 지옥에 간다고 했다"는 말을 들은 학부모가 학대를 의심해 지난해 10월 말, 경찰에 신고를 하며 해당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식전 기도를 해야 밥을 주겠다고 하거나 훈육을 이유로 아이들을 밀치는 등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20명 가까운 아동이 모인 상황에서 '나쁜 어린이는 서 있으라"며 공개적으로 벌을 주거나 플라스틱 빗자루로 아이를 때릴 것처럼 위협했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A씨 등은 "지도하는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행동하는 아이들을 제재하려 했다"며 "불가피한 훈육 차원이었다"고 학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문제는 이 시설이 교육청의 승인 없이 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쓰고, 미신고된 통학버스를 운영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학대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현행 유아교육법상 인가 없이 유치원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쓸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2018년부터 운영해온 이 시설은 과태료 처분을 받은 뒤에야 산림청에 유아숲교육업 등록을 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유아숲교육업으로 등록하더라도 유아 대상 산림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일 뿐 오전부터 오후까지 유치원처럼 운영할 수는 없다는 것이 산림청 측 입장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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