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0억 원어치 효용 어디에?…텅 빈 보행자 전용도로
입력 2023-01-16 14:46  | 수정 2023-01-16 14:50
강원 태백시에 있는 까막동네 어깨동무길 / 사진=연합뉴스
작년 12월 완공된 강원 태백시 '까막동네 어깨동무길'
시민들, 비좁은 도로·공원 시설 등 실효성에 의문

지난해 완공된 강원도 태백시 보행자 전용도로에 대해 효용성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완공된 태백시 까막동네 어깨동무길은 보행자 전용도로와 일방차로를 개설해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황지동 철도 건널목에서 철길 변을 따라 연립주택단지까지 조성한 길이 530m·폭 10m 도로입니다.

도시계획시설 결정 후 34년간 방치됐던 이 일대는 2019년 국토교통부 주관 지역 수요 맞춤 지원 공모에 선정돼 그 해 '까막동네 어깨동무길'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국토부에서 국비 20억 원, 지방비 20억 원 등 총 사업비 40억 원이 투입된 사업입니다.

까막동네 어깨동무길에 설치된 피아노 모양 벤치 / 사진=연합뉴스

조성된 도로의 경우 폭은 10m지만 도로 양쪽에 인도를 설치해 실제 도로 폭은 3m입니다. 좁은 폭 때문에 차량은 철도 건널목 방향에서만 진입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태백시는 총 사업비 2억 6000여만 원을 들여 도로변에 무대, 피아노 모양 벤치 등을 갖춘 공원도 조성했습니다. 당시 시는 이곳에 나들장·프리마켓 등 마을 공동체 행사 운영, 주거 밀집 지역 내 담장 철거 등 공동생활공간 확보와 황지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연계추진 방침을 밝히며 도로 인근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한 시민은 "일방통행인 데다 철길건널목 일대 도로 구조상 차량의 진입도 쉽지 않다"며 "사업비의 약 절반을 보상비로 지급하면서 차량은 물론 사람도 거의 이용하지 않는 도로를 만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도 태백시가 인근에 조성한 공원 등 시설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는 "문화 향유도 좋지만, 주택 밀집 지역에 만든 무대가 과연 얼마나 제구실을 할지 의문"이라며 "특히 피아노 형태의 벤치 등이 과연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지도 묻고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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