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집에 방치됐던 반려동물 4마리 모두 입양

언론에 사연 알려진 뒤 입양 문의 이어져
"범죄 현장에 남겨진 동물에 대한 보호대책 마련해야"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기영(32)의 거주지에 남겨졌던 반려동물 4마리가 모두 입양됐습니다.

오늘(10일)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등에 따르면 이 씨의 파주시 거주지에 방치됐던 고양이 3마리와 개 1마리는 협회에 입소해 생활해 오다 모두 입양 절차를 거쳐 새 가족을 만났습니다.

이기영은 앞서 자신이 살해한 피해자와 동거하며 반려동물들을 키웠습니다.

반려동물들은 파주시가 구속된 이 씨에게 반려동물 포기각서를 받은 뒤 지난해 12월 29일 구조됐습니다. 통상 입양자가 20일가량이 넘어도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절차를 밟는데, 언론을 통해 이들의 사연이 알려진 뒤 협회에는 입양 문의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들이 주민으로부터 '개가 짖는다'는 민원이 접수된 뒤 이 씨 집에서 발견, 구조된 것에 대해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범죄 현장에 남겨진 피해 동물에 대한 보호대책 조속히 마련해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 씨 거주지의) 동물들이 보호자를 잃은 것으로도 모자라 지자체의 부적절한 행정에 의해 한순간에 안락사 명단에 올라 생명을 잃을 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죄 현장에 남겨져 위기에 처한 동물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자신이 당한 학대를 말로 직접 설명할 수 없는 동물들은 범죄 현장에서 발견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것이 국내 현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이 씨는 지난해 8월 7~8일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명목으로 택시 기사를 집으로 데려온 뒤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도 받습니다.

경찰은 이 씨가 유기 장소로 지목한 곳에서 시신을 수색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이 씨가 살인 혐의의 주요 물증인 시신을 찾지 못하도록 유기 장소를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시신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