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아들 "차로 친 것도 아닌데 죄인 됐다" 억울함 토로
누리꾼 반응 싸늘…"이면도로서 노인 만나면 기다려야"
이면도로 끝, 보행기에 의존해 느리게 걷는 노인을 본 운전자가 '빵' 경적을 울립니다. 그러자 노인은 놀란 듯 넘어졌고 고관절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누리꾼 반응 싸늘…"이면도로서 노인 만나면 기다려야"
이에 운전자가 "억울하다"고 호소에 나섰습니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빵한 저희 어머니, 억울해하며 꿈에서도 나온다고 잠을 설치십니다. 저희 책임이 있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5시께 전북 완주군 한 골목길에서 촬영된 해당 영상을 보면, 운전자 A씨는 차량을 몰다가 몸이 불편한 듯 보행기를 밀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노인을 봤습니다.
골목을 지나가려던 A씨는 노인에게 경적을 울렸고, 이에 놀란 듯한 노인은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이 사고로 노인은 고관절이 골절돼 수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관절 골절은 회복이 더딘 노인에게 치명적인 부상으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년 내 사망률이 70%에 이릅니다.
한문철TV 17894회 '빵~한 저희 어머니 억울해하며 꿈에서도 나온다고 잠을 설치십니다'/사진=유튜브 '한문철TV' 캡처
'한문철TV'에 영상을 제보한 것은 운전자 A씨의 아들로, "할머니가 혼자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영상을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할머니가 방향을 틀려다가 바퀴가 말을 안 들어서 넘어지신 것으로 보인다"며 "보행기 미숙으로 인한 사고인데 저희에게도 과실이 있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듣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경적을 크게 울린 것도 아니고 길게 누른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그냥 클락션 기능을 사용한 것뿐인데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는 차로 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죄인이 됐다며 잠도 설친다"며 "할머니들에게 고관절 골절은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사망까지 가게 되면 어떻게 해야 되나"라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한문철 변호사는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그는 신중히 고민한 후 "창문을 열고 말씀을 드렸거나 천천히 갔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가볍게 경적을 울린 걸로 과연 책임을 져야 할까"라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면도로 끝에서 보행기에 의존해 걷고 있는 노인/사진=유튜브 '한문철TV' 캡처
반면 누리꾼 반응은 싸늘합니다.
이면도로임에도 운전자가 노인을 배려해 기다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잠깐도 안 기다리고 클락션을 울리냐"며 "어떻게든 먼저 가려다가 사고가 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걸음도 제대로 못 걸어 보행기를 이용하는 할머님이면 기다려주는 게 미덕"이라며 "법을 떠나 도덕적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외에도 "클락션 듣고 비켜주시려고 마음을 급히 먹었으나 몸이 안 따라 넘어지신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거나 "지병도 없던 할아버지가 고관절 골절로 돌아가셨었다"며 영상 속 할머님의 쾌유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