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났어요." 현관문 두드리며 대피, 참사 막은 주민들
입력 2023-01-09 15:40  | 수정 2023-01-09 15:42
오늘 새벽 6시 32분쯤 부산 서면의 한 23층짜리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불이 났다. / 사진 = 부산소방본부 제공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 듣고 잠깨 대피"
550여 세대 입주, 7명 경상 병원 이송

부산 서면의 한 23층짜리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불이 난 건 오늘 새벽 6시 32분쯤입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불길이 치솟자 논란 시민들의 화재 신고가 빗발쳤습니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6분 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7시 23분쯤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주차타워 외벽의 불티가 인근 상가로 떨어지면서 불은 확산했습니다.


불길이 또 번지자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지 8시간여 만인 오후 2시 47분 완진에 성공했습니다.

새벽 시간, 주민들이 잠든 시간대에 불이 나면서 자칫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참사를 막은 건 주민들이었습니다.

유독가스와 연기가 주거시설로 빠르게 퍼지자
주민들은 서로서로 현관문을 두드리며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리며 대피했습니다.

오피스텔 15층 입주민은 "어떤 분이 문을 막 두드리는데, 아주 세게, 강하게 두르렷다"며 "'불이야'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보니 복도에 연기가 스며들고 있었다"고 긴급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결국, 큰불이 났지만, 550여 세대 입주민 중 7명만 연기 흡입과 호흡 곤란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을 뿐, 인명피해를 없었습니다.
오늘 새벽 6시 32분쯤 부산 서면의 한 23층짜리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불이 났다. / 사진 = 부산소방본부 제공

또 '드라이비트', 불쏘시개 역할


불이 난 오피스텔의 주차타워 외벽은 불에 잘 타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만들어져 화재가 취약했습니다.

2004년 준공된 불이 난 오피스텔 건물은 외벽 단열재로 가연성 소재인 스티로폼을 쓴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만들어졌습니.

드라이비트 공법은 화재에 취약해 2015년부터 사용이 금지됐지만, 불이 난 오피스텔 주차타워는 그 이전 준공된 건물이었습니다.

불은 주차타워 외벽 아래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불티가 인근 상가 2층으로 떨어지면서 불이 확산했습니다.

최해철 부산진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화염이 드라이비트를 타고 위로 확산했다"며 "확산 속도가 빠른 소재이다 보니 불이 빨리 번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불이 번진 패턴이 밑에서부터 V자 형태로 타고 올라갔다"며 "저층부나 바닥층에서 최초 발화가 시작돼 화재가 확대하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까지 오피스텔 입주민 552세대 중 35명이 연기를 마셔 구조됐고, 이 가운데 7명이 호흡곤란 등 경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안진우 기자 tgar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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