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감사 방해한 사실 모두 인정"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 관련 자료를 삭제해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대전지법 형사11부는 오늘(9일) 공용전자기록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 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부 국장급 A씨(54)와 과장 B씨(51), 서기관 C씨(46)에 대한 1심 선고에서 3명 모두에게 집행유예를 내렸습니다.
먼저 A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B씨와 C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피고인들은 "감사행위를 방해할 고의가 없었고, 삭제한 자료 대부분이 참고용, 중간보고서이기에 결과적으로 감사가 방해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무죄 주장을 펼쳤지만, 재판부는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즉시가동중단과 조기폐쇄 결정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일부 자료만을 제출하거나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감사행위를 방해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재판부는 공용전자기록 손상 등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서기관 C씨가 삭제한 자료를 산업부의 상급자나 청와대 등에 보고할 목적으로 작성된 자료"라며 "중간보고할 목적으로 작성하고, 보고까지 마친 이상 변경, 삭제할 수 없을 정도의 객관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므로 "삭제한 것은 손상에 해당된다"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서기관 C씨가 받았던 방실침입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C씨가 사무실에 출입할 권한이 있었다고 본 겁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와 B씨의 지시로 C씨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자료를 삭제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국가기관의 시스템을 훼손한 것"이라며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