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예술사 수업에서 700년 전 서적에 실린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삽화를 보여준 겸임교수가 해촉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州)의 사립학교인 햄라인대학의 겸임교수 해촉 결정을 두고 학문과 표현의 자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초 이 대학의 예술사 수업에서 겸임교수인 에리카로페스 프래터가 '예언자 무함마드'가 등장하는 삽화를 보여주면서 시작됐는데, 이 삽화는 무함마드가 천사로부터 신의 계시를 받는 장면을 묘사했습니다.
프래터 교수는 다만, 이슬람교가 예언자를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을 감안해 학기 시작 전부터 학생들에게 이를알렸고 수업 당일에도 삽화를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강의를 듣지 않을 것을 공지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수업이 끝난 뒤 한 학생이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수단 출신인 아람 웨다탈라는 이날 수업에 대해 "이슬람교도이자 흑인으로서 소속감을 느낄 수가 없다"면서 "학교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로페스 프래터 교수의 행위는 '이슬람 혐오'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학계 측은 학교의 대응이 잘못됐다며 비판했는데, 해당 삽화가 이슬람 예술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명작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슬람 예술이 전공인 크리스티안 그루버 미시간대 교수는 "연대기에 등장하는 무함마드의 삽화 없이 이슬람 예술을 논한다는 것은 서양 예술에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가르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그루버 교수는 학교 측의 해촉이 부당하다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가지 2800명 이상의 학자들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