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잠복에 추격전까지…마약사범 100명 잡은 유튜버 화제
입력 2023-01-09 09:27  | 수정 2023-01-09 09:46
필로폰을 숨겨두고 성매매 여성 물색하던 20대를 신고해 경찰에 넘긴 모습/사진=동네지킴이 유튜브 채널 캡처
시민들까지 합세, 하루 10여건씩 제보 들어와

유튜버를 중축으로 시민들이 모여 100명이 넘는 마약사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겨 화제입니다.

지난해 10월, 방송 채널을 개설한 유튜버 '동네지킴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해당 유튜버는 마약사범뿐 아니라 아동성착취물 소지자를 찾아내 경찰에 신고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합니다.

해당 채널을 보면, 온라인에서 유인한 미성년자 성매매범을 접선한 뒤 "제발 살려달라"는 범죄자에게 '아동성착취물'이 들어있는 USB 행방을 따져 묻고, 경찰에 넘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격전 끝에 대량의 주사기를 소지하고 있는 마약 사범을 경찰에 넘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당초 배달음식 전문업체를 운영하던 동네지킴이는 여성으로 위장해 성매매업소를 취재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직접 범죄자 색출에 나서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후 경찰관인 가족에게 마약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온라인에서 만난 마약 투약자에게 각종 은어를 배웠습니다.

그렇게 지인과 둘이 시작한 자발적 수사는 유튜브 방송을 본 뒤 '나도 범죄자를 잡고 싶다'며 도움을 주겠다는 고정 조력자가 늘어 10명이 넘는 시민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채널이 알려지며 이메일과 카카오톡으로 들어오는 제보도 하루 평균 10~15건입니다.

아동성착취물 제작·유포자를 경찰에 신고하는 모습/사진=동네지킴이 유튜브 채널 캡처

해당 유튜버와 조력자들은 트위터, 익명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마약사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찾습니다. 이후 남녀 조력자들이 역할을 나눠 의심 인물과 약속을 잡고, 그 현장을 유튜버가 급습해 붙잡은 뒤 경찰에 넘기며 사건을 마무리합니다.

동네지킴이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진 마약사범이 '나만 걸릴 수 없다'며 또 다른 투약자를 제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은 서울 동북부 지역으로 경찰서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입니다. 검거 실적은 물론 마약 '상선'까지 붙잡는 성과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위험천만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 번은 마약 사범을 붙잡기 직전, 범죄자가 그를 차로 치고 가는 바람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는 콘텐츠임에도 해당 유튜버는 '큰 수익'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유튜브 정책상 마약, 성 착취물 같은 소재를 다루다 보니 광고 수익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 달에 100만원여를 벌어 차량 유지비와 편집자 급여로 매달 300만원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는 오늘(9일) 연합뉴스에 "양지에서 법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는 나보다, 음지에서 위법 행위를 하며 살아가는 그들이 더 돈을 버는 구조가 궁금했다"며 "어린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더 좋은 환경이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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