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사 100여명 몰살…군 당국 "병사들 휴대전화 때문"
우크라이나 대변인 "러시아 측 설명 터무니없어"
우크라이나 대변인 "러시아 측 설명 터무니없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100여명에 가까운 러시아 병사가 몰살당한 일과 관련해, 러시아 군당국은 "휴대전화 탓"이라며 사상한 병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의 신병 임시숙소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으로 공격했고, 러시아군 병사 최소 89명이 사망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는 이보다 큰 것으로 추산되며, 약 400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양측 발표 모두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작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단일 공격으로는 최다 인명피해를 낸 사례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군 포격에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러시아군 임시숙소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국내적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러시아 군당국은 사상한 병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3일 세르게이 세브류코프 중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장병들이 휴대전화 금지 수칙을 어기고 상대방의 무기 사거리 안에서 전원을 켜고 대량으로 사용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병사들의 휴대전화가 발신하는 신호를 이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이들의 위치를 포착했고, 결국 정밀 타격까지 가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휴대전화 사용'이 러시아군 숙소의 위치가 드러난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군 세르히 체레바티 대변인은 3일 "지리정보가 있는 휴대전화 사용은 실수"라며 "(병사들만의 잘못이란 러시아측) 설명은 명백히 터무니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