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권역에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나왔습니다.
4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공개한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청와대 경내 등 8곳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 등이 확인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5월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 기반을 마련하고자 사단법인 한국건축역사학회 등에 의뢰해 진행됐습니다.
궁장 주변에서 나온 유물 / 사진 = 문화재청 제공
고려시대 추정 유물 발견은 전문가 3명이 과거 항공 사진과 건물 배치도 등을 검토해 육안으로 조사한 결과로 구체적으로 서쪽 숲에서는 작은 토기와 도기, 옹기, 기와 조각 등이, 침류각 앞마당과 동쪽 산책로, 궁궐 담장 일대에서는 백지와 기와 조각이 발견됐습니다.
연구진은 "침류각 영역과 궁장 주위에 많은 유물이 산포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된다"며 "수습된 유물 대부분이 기와라는 점, 그리고 조선뿐 아니라 고려시대 기와로 볼 수 있는 유물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고려 남경과 관련된 건물지 매장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현재 청와대 권역 담장이 경복궁 후원의 궁장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담장 하부에서 '영(營)'이나 '훈(訓)'자가 새겨진 돌이 3곳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훈(訓)' 자가 새겨진 각자석 모습 / 사진 = 문화재청 제공
이에 연구진은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시굴 조사 범위를 설정하고 유물 흔적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연구진은 "현재의 활용 방식은 기초 조사와 보존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채 매우 한정된 시기를 대상으로 호기심 위주의 단순 관람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적인 기초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관저 / 사진 = 매일경제
청와대가 일반에 공개된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직 청와대 보존과 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고려시대 추정 유물이 나오면서 향후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향후 청와대의 역사보존 및 활용이라는 주요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구명하고, 국민을 위한 보존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