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미접종자 감염, 무단횡단 사고와 큰 차이 없어"

백신 접종 독려하며 미접종자 치료비 문제 언급
"국가가 언제까지 모든 것을 무상으로 제공해야 할 것인지 논의 해봐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를 국가에서 무상 치료해주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 위원장은 오늘(2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백신을 거부해 코로나19로 중증에 이르는 경우를 언급하면서 "횡단보도가 있는데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난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말 좋은 백신이 있고 좋은 치료제가 있는데도 끝까지 거부해 중증에 이르고, 다 무료로 오랫동안 의료 혜택을 받는다"면서 "가지 않아야 할 길을 가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정부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느냐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백신을 다 무료로 놔주고 100만 원에 가까운 치료약을 다 무료로 드리고 그보다 더 비싼 면역 주사제를 다 무료로 드리고 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일반 의료체계로 가서 독감처럼 병원 가서 치료 받고 의료보험에서, 건강보험에서 필요한 만큼 보장을 받는 식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백신 미접종자의 접종 참여를 강하게 독려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정부의 주요 방역 정책에 자문을 하는 자문위원장이 향후 의료비 부담 주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정 위원장은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접종 혜택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제가 좀 말씀드린다"라면서 "(동절기 추가접종 인센티브인) 고궁 입장 할인은, 이 겨울에 고궁에 갈 노인분들이 얼마나 있겠나"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5천 원~1만 원 정도 선에서 상품권을 지급하면 맞는 분들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질 것이고, 비용효과면에서도 상품권 지급이 훨씬 효율이 높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장이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개량 백신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날 정 위원장은 전국 시도별 접종률을 표시한 지도를 제시하며 "분포를 보고 잘하는 곳은 왜 잘하는 건지, 잘 안 되는 곳은 왜 못 하는 건지를 서로 정보를 교환해서 접종률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접종률이 26.5%로 가장 낮은 대구에는 "부끄럽게도 꼴찌를 하고 있다"면서 "조금 분발을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