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웨스트우드 별세에, 옥중인 '어산지'도 장례식 참석 요청 나서
입력 2023-01-02 08:21  | 수정 2023-01-02 08:31
2017년 당시 줄리언 어산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웨스티우드-어산지, 정기적으로 만나던 가까운 사이
법무부 대변인 "가까운 친족 아니기에 승인 어려울 듯"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50)가 별세한 영국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81)의 장례식 참석을 위한 교도소 외출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31일(현지시각)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줄리언의 아내 스텔라 어산지는 "그는 그녀(웨스트우드)를 기리고 싶어 할 것"이라며 변호사에게 장례식 참석을 위한 임시 석방 요청 절차를 밟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출신 해커 줄리언 어산지는 2006년 익명의 제보자가 공개한 기밀이나 미공개 정보를 폭로하는 위키리크스를 창립했습니다.

그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던 챌시 매닝이 2010년 빼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 등 70만건의 문서를 건네받은 뒤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해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어산지는 2011년 영국에 체류하던 중 과거 스웨덴에서 성범죄 2건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영국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곧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거주지 제한 등을 어기고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몸을 숨겼습니다. 당시 어산지의 반미 성향을 높이 산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그의 망명을 허가한 덕이었습니다.

그렇게 7년간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은신해오던 어산지는 2019년 4월 대사관 측이 영국 경찰의 진입을 허용하면서 체포됐습니다.

같은 해 미국은 2019년 방청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그를 기소하며 영국에 송환을 요청했고, 어산지는 영국 정부의 송환 승인 결정에 맞서 이의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줄리언 어산지 송환 반대 운동하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사진=연합뉴스

웨스트우드와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도중 인연을 쌓았다고 스텔라는 전했습니다.

웨스트우드는 그를 정기적으로 만났고, 최근 어산지 송환 반대 운동에도 동참하는 등 그의 활동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올 3월, 어산지와 스텔라가 옥중 결혼식을 올렸을 때는 웨스트우드가 직접 예복을 디자인해 줬을 정도였습니다.

스텔라는 웨스트우드의 별세 소식 이후 어산지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그녀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 대변인은 웨스트우드가 가까운 친족이 아니기 때문에 어산지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승인 여부는 교도소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스텔라 어산지는 "(교도소 측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명확한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배려 차원에서 석방을 승인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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