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느리게 걷던 노인 목격 男, 보자마자 등에 업고 건너

제보자 아내 "훈훈한 선행 알리고 싶어 제보"

한 청년이 걸음이 불편한 노인을 보자마자 업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시민 A 씨는 지난 26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능곡역 부근 도로 위에서 목격한 일화를 제보했습니다.

이날 A 씨는 차를 몰고 가던 중 횡단보도 중간쯤에 서 있는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노인은 서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느린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이에 A 씨는 노인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기다렸습니다.

A 씨는 "유턴해야 하는데 앞에 할아버지 한 분이 횡단보도를 엄청 느리게 건너가고 계셨다"며 "혹시 뒤 차가 빨리 와서 할아버지가 다치실 수 있으니 차량으로 차선을 막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행자 신호가 녹색불로 바뀌자 A 씨는 운전을 시작했고, 이때 A 씨 차량 블랙박스에 한 청년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청년은 노인에게 다가간 뒤 그를 업고 성큼성큼 횡단보도를 건너갔습니다.

노인이 횡단보도에서 주춤하던 사이 신호는 빨간 불로 변했지만, 청년이 직접 업고 길을 건너는 덕분에 우려할 만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노인을 업은 청년이 횡단보도를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주는 A 씨 등 차량 운전자들의 배려도 돋보였습니다.

A 씨의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당시 상황을 전해 듣고 함께 블랙박스를 확인했다"며 "이 청년의 훈훈한 선행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제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요새 사회가 삭막하다고 하는데, 다른 분의 선행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큰 기쁨이었다"며 "아직도 저렇게 서로 도와주는 것에 서슴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