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일 복수의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일 양국의 레이더 시스템을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를 경유해 일부 연결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보다 지리적으로 북한에 가깝기 때문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지상 배치 레이더와 이지스함 등으로 먼저 탐지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지구 곡면 때문에 북한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 상승해야 탐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 인근 해상이나 태평양에 떨어지면 추적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 한국과 일본이 발수와 사거리, 최고고도 등의 정보를 종종 다르게 발표하기도 합니다.
한일 양국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거쳐 레이더 정보를 서로 제공할 방침입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은 이미 각각의 시스템이 연결돼 있어 미사일 정보를 즉시 공유하고 있습니다.
일본 이지스함은 미국 조기경보위성이 탐지한 발사 지점과 방향, 속도 등의 정보를 토대로 일정 공역에서 레이더를 가동해 미사일을 추적합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바로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레이더 정보를 즉시 공유할 수 있으면 일본 이지스함 레이더로 북한 미사일 비행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요격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올 때 해당 지역 주민에게 발령하는 피난 경보인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도 좀 더 빨리 발령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따라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사후적으로 교환하고 있습니다.
요미우리는 "한일이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의 즉각 공유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일은 역사 문제 등으로 정치적으로 어려운 면도 있지만, 미국이 강하게 뒤에서 밀고 있는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나온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합의를 토대로 "향후 미일 측과 3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행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한미일 3자가 실시간으로 미사일 경보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의 예상 발사지점, 비행 방향, 탄착지점 등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조기에 획득함으로써 우리의 대응 태세가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존에 시행 중인 한미·미일 양자 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3국 간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추후 본격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한일이 미사일 정보를 실제 인도태평양사령부를 경유해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경우 미일 미사일방어(MD)망 편입 논란도 예상됩니다.
[박통일 기자 tong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