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린이집 교사, 근무 중 23개월 원아와 호프집 行...경찰 조사 착수
입력 2022-12-31 10:51  | 수정 2023-01-02 10:14
원장 "치킨 먹이려다 반전 상황 맞아 당황스러워"
보호자 "교사 힘든 것 알지만 책임감 있는 자세로 아이들 돌봐줬으면"
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근무 도중 어린아이를 데리고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발각된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 사는 A 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 47분 어린이집 원장에게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문자 내용은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을 나와 근처에 있을 테니 도착하면 연락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호자인 A 씨는 오후 6시 40분쯤 어린이집 쪽에서 원장과 어린이집 교사 5명이 23개월 된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인근 술집에서 생맥주와 치킨을 먹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A 씨 아이는 어린이집 연장반에 등록돼 오후 7시 30분까지 어린이집에 있어야 했는데, 최소 1시간가량 이들과 술집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술집에서 선생님들은 아이를 옆에 앉힌 채 술과 안주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A 씨는 집으로 돌아와 원장에게 항의 전화를 했지만, 원장은 선생님들과 치킨 먹고 오려고 했는데 아이 엄마가 술잔을 보고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다"며 "보육실을 떠난 거 자체가 문제고, 죄송하다고 말했는데 기분이 안 풀린 듯하다. 아이도 치킨을 잘 먹었는데 반전이 일어나 당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A 씨는 구청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사건 접수 후 조사에 착수했으며, 구청도 현장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근무 시간을 지키지 않아 복무규정을 위반했고, 영유아보호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추가 처벌 여부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법규 위반으로 확인될 경우 보조금 환수, 운영 정지, 자격정지, 과징금, 시정명령 등의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A 씨는 "현재의 어린이집은 그만 다니기로 했으며 회사에 사정을 얘기하고 휴직하면서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보려고 한다"며 "맞벌이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사회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보육시설 선생님들이 힘드신 거 알지만 책임감 있는 자세로 아이들을 돌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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