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식 말투' 쓴 북한 대학생들…퇴학처분 후 탄광 보내져

대학생 4명, 강도 높은 '온성탄광'에 강제 배치
외부 문화 확산 여전하자 내년 '평양문화어보호법' 논의키로

북한 대학생들이 남한식 말투를 사용했다 탄광에 보내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에도 청년들 사이에서 괴뢰식(남한식) 말투를 쓰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자 당국이 연말을 맞아 이에 대한 단속과 청년사상교양 강화를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청진농업대학에 재학하던 대학생 4명이 퇴학 처분을 받고 탄광에 강제 배치됐습니다. 이 중 1명이 통화를 하며 '자기야' 등 남한식 말투를 쓰다 단속요원에 적발됐고, 나머지 3명도 이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같이 퇴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소식통은 "학생 4명은 가장 어려운 직장인 온성탄광으로 강제 배치됐다"며 "이번 사건으로 청진시를 비롯한 함경북도의 도시에 소재한 대학의 학생들 속에서 손전화 통화와 일상생활에서 괴뢰말투를 사용하는 데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전에는 단속에 걸려도 반성문 작성 정도로 끝났는데 처벌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남한식으로 말하거나 글을 쓰는 등의 행위를 하면 노동단련형 또는 최대 2년의 노동교화형을 내리고 있습니다. 남한의 사진이나 그림을 볼 경우에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강제노동형에 처해집니다.

또 남한 영상물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 유포자는 최대 사형에 처합니다. 실제로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다 적발된 북한 학생 7명에 무기징역 등 중형이 내려졌고, 해당 드라마를 중국에서 들여온 주민은 총살 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내년 1월 열리는 제14기 8차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외부 문화 사용의 확산 및 단속 사례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