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기영, 동거녀 행방 묻는 주변인에 "이태원 카페 오픈해 바쁘다" 능청
입력 2022-12-30 09:13  | 수정 2022-12-30 09:21
살해한 택시기사 카드로 600만원 커플링·고급 술집·호텔 결제
경찰, 프로파일러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이씨 거부하면 검사 어려워
어제(29일)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4개월여 새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통신·금융 계좌 거래내역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영장을 발부받으며 이씨의 파렴치한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은 오늘(30일), 전날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숨진 택시 기사 A씨의 신용 카드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해 이씨가 범행 직후 6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커플링을 구매하고, 고급 술집과 호텔 등을 결제한 것을 밝혀냈습니다.

기존 일부 언론보도 중 이씨가 갈취한 돈으로 여자친구에게 줄 명품가방을 샀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양지원 들어가는 이기영/사진=연합뉴스

이씨는 또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첩에 그려진 스마트폰 잠금 패턴을 확인한 뒤 잠금을 풀어, 비대면 방식으로 수천만원의 대출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편취한 금액만 5천 400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잠금이 풀린 휴대전화를 이용해 A씨의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택시 기사 본인 행세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씨는 A씨 살해 과정에 대해, 지난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가 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A씨에게 합의금을 주겠다고 집으로 유인했으나 서로 주장한 합의금이 다르자 폭행을 해서라도 입막음하려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또 합의가 원활하게 진행이 안 되자 A씨가 112에 신고하려 했고, 그때 휴대전화를 빼앗고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의 신상정보 공개를 통해 이씨의 얼굴이 알려지며 목격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씨가 50대 동거녀를 살해하기 전과 후에 모두 이 집을 방문했다는 점검원 C씨는 지난 29일 연합뉴스에 "9월에 이 집을 방문했을 때 이씨가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큰돈을 상속받게 됐고 서울 마포구에 아파트를 계약했다는 등의 얘기를 하며 기분이 엄청 좋아 보였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물어보지도 않은 얘기를 자랑하는 게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C씨는 "'사모님(살해된 동거녀)'은 왜 안 보이시냐'고 묻자 요즘에 이태원에 카페를 오픈해서 정신이 없다고 했다"며 "그 얘기를 듣고 나서 축하드린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택시기사·동거녀 살인 사건 관련 수색 현장/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이씨의 범행 후 행각들로 미뤄 살인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계속 살펴볼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부터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도 본격적으로 이뤄집니다. 다만, 이씨가 검사를 거부한다면 강제할 근거가 없습니다.

지난 8월 8일 새벽 파주시 공릉천변에 내다 버렸다는 동거녀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도 계속됩니다. 지뢰 유실 위험이 있어 육로가 아닌 수중 수색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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