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콜포비아' MZ세대, 시간 당 60만원 내고 '통화법' 과외...왜?
입력 2022-12-28 10:38  | 수정 2023-03-28 11:05
'전화 공포증'/사진=게티 이미지뱅크
MZ세대, 즉각 답변해야 하는 전화에 큰 스트레스 받아
업무 중 문제 생기자 '통화법' 배우려 컨설팅 업체 찾기도
전화보다는 소셜미디어(SNS)로 하는 소통이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전화 공포증'(Call Phobia)라고 합니다.


전화 공포증은 문자가 익숙한 MZ세대가 흔히 겪는 문제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전화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고 퇴사하는 젊은 사원이 늘자,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전화 대응법'을 교육하고 나섰습니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공기업에 근무 중인 20대 A씨는 전화를 받기가 두려워 울리는 전화를 그냥 두었다가 크게 혼이 났다고 털어놨습니다. A씨는 "입사 초기, 전화가 울리는 게 공포였다"며 "전화를 받았는데 모르는 부분을 질문할까 두려워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 9월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9%가 '전화 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청년층 열 명 중 세 명이 전화를 무서워한다는 뜻입니다.

최근 그룹 샤이니 멤버 키(31)도 '나 혼자 산다'에서 전화가 오면 가슴이 떨린다며 "문자는 그 사람이 얘기하면 내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전화는 내가 즉석에서 뱉은 말을 책임져야 하지 않냐"고 말해 MZ에게 큰 공감을 샀습니다.

전화 공포증의 문제는 주로 직장에서 발생합니다. 전화가 익숙한 기성세대의 조직 문화와 충돌하는 것입니다. 예고 없이 울리는 전화가 두려운 MZ 세대에게는 기성세대의 전화가 불편하기만 합니다. '전화 업무'를 이유로 퇴사하는 젊은이들도 생겼습니다.

3일간 문자 대신 전화만…컨설팅 업체도 존재

이에 MZ 세대에게 시간당 60만원 가량을 받고 기술을 알려주는 업체도 나타났습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6일(현지시각) 컨설팅 회사 '더 폰 레이디'를 소개했습니다. 이 업체는 전화 공포증을 겪는 MZ세대가 근무 중 업무 통화를 할 수 있도록 기술을 알려줍니다.

1대1 코치 서비스를 받을 경우 가격은 시간당 480달러(약 60만원)입니다. 온라인 컨설팅도 30분당 365달러(약 46만원)입니다.

컨설팅 방법도 눈에 띕니다. 상담을 시작하면 3일간 모든 문자 메시지를 중단하고 지인이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에 익숙해지게 만듭니다. 역할극을 진행하거나 무작위로 전화해 대화하는 연습을 합니다.

더 폰 레이디 설립자인 메리 제인 콥스는 MZ 세대가 통화를 기피하는 이유로 '질문에 답을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메일은 즉각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아니고 상대방의 목소리나 말투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관계를 쌓기 힘들다”며 전화는 관심과 열정을 표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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