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독사는 노인 문제? 이틀에 한 명꼴로 '청춘'도 홀로 저문다
입력 2022-12-28 09:06  | 수정 2022-12-28 09:07
'청년 고독사'/사진=연합뉴스
5년간 청년 고독사 1천여 명
전체 고독사 중 2030 세대가 8% 이상 차지하기도
나이가 어릴수록 극단적 선택 多
고독사는 노인의 문제라고 국한되었던 지난날, 홀로 생을 마감한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을 자고, 심지어는 혼자 죽어갔지만 누구도 알지 못해 뒤늦게 발견된 것입니다. 이렇게 발견된 청년이 지난 5년간 1천여 명에 이릅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고독사 중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6.3~8.4%입니다. 환산해보면, 매년 200여 명의 청년이 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독사란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을 뜻합니다.

이때 청년 고독사는 노인들과 달리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고독사는 20대 56.6%, 30대 40.2%입니다. 반면 전체 연령대에서는 극단적 선택 비중이 17.4%뿐입니다.

사회와 고립된 채 생(生)에서 멀어진 청춘

전문가들은 청년 고독사의 이유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정신 건강, 성격, 가정사 등 개인적 요인도 있겠지만 취업난 등 경제 문제와 주거 문제, 1인 가구의 증가 등 여러 사회구조적 문제가 맞물렸다는 말입니다.


유품 정리회사를 운영하며 10년째 고독사 예방 교육을 다니는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는 오늘(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의 문제를 일자리만 해결되면 될 거라는 '취업 만능설'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교육·주거·경제·인구 문제 등 다양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얽혀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사회적 역할 지연과 상실,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사회경제적 충격, 치열한 경쟁,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등과 함께 작용하는 것" 부연했습니다.

보건복지부 고독사 실태조사를 담당한 고숙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보장정책센터장도 "그동안 사회적 고립은 노인의 문제로 인식됐으나 청년의 사회적 고립 역시 적지 않다"며 "이런 탓에 고독사 문제는 사회적 고립 청년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년 사회 문제'/사진=연합뉴스

아직은 사각지대…사회의 관심과 정교한 연구 병행되어야

김석중 대표는 고독사에도 징후가 있다고 말합니다.

"고독사에도 징후가 있어요. 그렇게 죽음에 이르게 된 배경과 징후를 세대별, 성별, 지역별, 상황별로 다양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어요. 하나하나의 죽음이 다른데 그 죽음들을 경제적 어려움, 우울증 등으로 일반화해버리니 죽음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는 거죠"

청년들이 세상을 떠난 후, 대응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예방책을 만들기 위해선 정교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넘겨 받은 최근 5년간 청년 고독사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고 나섰습니다. 이전까지는 고인의 진술에만 의존해 분석했다면, 이제는 여러 복지·행정 데이터를 활용해 청년 고독사의 징후와 패턴 등을 분석하겠다는 것입니다.

고 센터장은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문제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여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며 "공적 영역은 물론 민간에서도 체계적인 방안과 양적·질적 서비스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선 통계처럼 2030 세대는 대개 극단적 선택이 야기한 고독사를 겪습니다. 그렇기에 사회의 작은 관심과 공적 영역의 연구가 병행된다면,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청년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