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경수 전 경남지사 창원교도소 출소…"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입력 2022-12-28 02:13  | 수정 2022-12-28 02:14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 출처=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오늘(28일) 새벽, 창원교도소에서 석방됐습니다.

김 전 지사는 대법원이 징역 2년을 확정한 지난해 7월 26일 창원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김 전 지사는 신년 특별 사면으로 잔여 형기 5개월은 면제됐지만, 복권은 되지 않아 피선거권을 제한 받습니다.

그는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왔다"며 부인 김정순 씨를 통해 페이스북에 공개한 '가석방 불원서'에서 밝혔듯 원치 않는 사면을 받아들여야 했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며 "원치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전혀 없었다. 결론적으로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는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는데 통합은 이런 일방통행,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지사는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 갈등을 조정, 완화하고 대화, 타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몇 년간 저로 인해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이 아닌지 돌아봤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돌아봤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전 지사는 마지막으로 "제가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토해 더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걸음이 되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출소 소감을 마무리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출소 후 첫 일정으로 오늘 오전 10시,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입니다.

[이상협 기자 lee.sanghyub@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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