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가수 수지 국민호텔녀', 비하 발언 맞다"

가수 겸 배우 수지에게 모욕적인 댓글을 남긴 40대 남성 A씨에 무죄를 상고한 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피해자를 비하하는 것"이라며 파기환송했습니다.

A씨는 2015년 10월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란에 가수 수지에게 "언플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호텔녀"라고 쓰고 같은해 12월 "영화폭망 퇴물A를 왜 B한테 붙임? 제왑 언플징하네"라고 써 모욕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은 A씨의 명예훼손을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판단이 뒤집혀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서울북부지법 2심 재판부는 "연예인 등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성립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비연예인에 대한 표현과 언제나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며,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은 피해자에 대한 스캔들이 보도된적이 있어 피고인이 이를 '국민여동생'이라는 마케팅 구호를 사용해 비꼰 것"이라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2심을 넘겨받은 대법원은 '국민호텔녀'를 제외한 나머지 표현은 피해자의 공적 영역에 대한 비판으로 표현의 자유영역에 해당하지만, '국민호텔녀' 부분은 피해자의 사생활을 들추어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이라며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 박은채 기자 icecre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