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수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 공식화…"40분 지휘 공백"
입력 2022-12-22 15:54  | 수정 2022-12-22 16:07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재소환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오후 10시 30분부터 11시 8분 사이 아무 조치 안해"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참사 당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부실한 구조 지휘가 피해 확산에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보고 최 서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공식화했습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오늘(2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최 서장이 실제로 현장에 도착한 당일 오후 10시 30분쯤부터 지휘 선언을 하는 11시 8분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 서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대규모 사상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도착 후 40분 동안 별다른 현장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게 특수본의 판단입니다.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특조위원들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브리핑을 들으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특수본의 설명에 따라 당시 상황을 정리해보면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처음 넘어진 건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입니다. 마지막까지 끼어있던 이들을 빼내 '인파 끼임'이 완전히 해소된 건 오후 11시 22분이었습니다.

오후 10시 18분쯤에는 경찰이 골목 앞쪽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인명구조가 여의치 않자 오후 10시 27분쯤 세계음식 거리 쪽으로 돌아 들어가 골목 뒤편에서 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소방은 그 이후 현장에 도착해 인파를 빼내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특수본은 보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의 구호 조치가 경찰보다 늦은 것에 대한 최 서장 등 소방 지휘부 책임이 크다고 판단한 겁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 10월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아울러 실제 서울시소방재난본부의 상황 보고서에는 오후 11시 7분쯤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고, 소방 내부 단체 대화방에도 해당 내용이 보고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오후 10시 43분, 참사 당시 대응 1단계는 현장지휘팀장이 내렸습니다. 오후 11시 13분에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대응 2단계를, 오후 11시 48분에는 역시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대응 3단계를 발령했습니다.

대응 2단계는 10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 발령되는데, 이 경우 자치구 긴급구조통제단장인 용산소방서장도 발령할 수 있습니다.

특수본은 "상황이 심각했을 때 적절한 대응단계 발령과 구조 지휘가 있었다면 오후 11시 22분보다 더 일찍 끼임이 풀렸을 것이고 그렇다면 더 많은 분들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소방서장의 사고 후 조치는 매우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정확한 교육을 받은 의료진이나 소방대원의 심폐소생술(CPR)이 이뤄지지 않았고, 매뉴얼에 따른 응급환자 이송이 이뤄지지 않아 가까운 순천향병원에 사망자들이 대거 이송되는 등 응급 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방치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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